'SKY캐슬' 막 내리면…안방극장은 춘추전국시대
설 연휴를 전후해 안방극장을 더 풍성하게 할 신작 드라마가 쏟아진다.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코미디와 미스터리에 이종석·이나영, 이동욱·유인나 등 톱스타를 내세운 로맨틱 코미디 등이다. 주말극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SBS는 금토드라마 부문을 신설하고, TV조선은 1년여 만에 주말극을 내놓는다.

MBC와 SBS, JTBC는 다음달 11일 새 월화드라마를 동시에 시작한다. 각각 미스터리 판타지 ‘아이템’, 사극 ‘해치’, 판타지 로맨스 ‘눈이 부시게’를 편성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아이템’은 강직한 검사와 냉철한 프로파일러가 초능력을 발현시키는 물건과 이를 둘러싼 비밀을 파헤친다. 주지훈이 검사 강곤 역, 진세연이 프로파일러 신소영 역을 맡았다. 주지훈의 안방극장 복귀는 4년 만이다.

SBS가 선보이는 ‘해치’는 그동안 드라마에서 다루지 않았던 영조의 젊은 시절, 연잉군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정일우는 군 대체복무를 마친 뒤 2년 만의 복귀작으로 ‘해치’를 선택했다. 극 중 연잉군은 사헌부의 비리를 파고들며 왕권을 쟁취해나간다. 정일우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사헌부는 현재의 검찰에 해당한다”며 “현대의 문제를 조선시대 모습에 투영해서 보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TBC의 ‘눈이 부시게’는 김혜자와 한지민이 2인 1역으로 나온다. 두 사람이 연기하는 캐릭터의 이름이 김혜자라는 점도 재미있다. 극 중 김혜자는 모래사장에서 주운 시계의 바늘을 돌려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로 인해 20대인 혜자가 겉모습만 70대처럼 늙어버린다. 주어진 시간을 써보지도 못한 채 노인이 돼버린 주인공을 통해 시간의 의미를 짚어본다.

수목극은 자극성 대신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따뜻함을 내세웠다. MBC는 지난 23일 ‘봄이 오나 봄’을 시작했다. 성공 지향적인 기자 김보미(이유리 분)와 인기 배우에서 국회의원 아내가 된 이봄(엄지원 분)의 몸이 바뀌면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판타지 코미디다. 약물을 먹어 극 중 두 사람이 몸을 임의로 바꿀 수 있다는 설정으로 기존의 ‘체인지물’에 변주를 줬다.

KBS는 9일부터 ‘왜그래 풍상씨’를 방송 중이다. ‘동생 바보’인 중년 남자 이풍상(유준상 분)과 말썽꾸러기 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tvN은 다음달 6일부터 이동욱·유인나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진심이 닿다’로 수목극 경쟁에 나선다. ‘도깨비’ 이후 다시 만난 두 사람의 남다른 연기 호흡이 기대된다. SBS는 ‘황후의 품격’ 후속으로 한예슬·주진모·신소율 주연의 ‘빅이슈’를 다음달 시작한다. 스캔들을 쫓는 에디터와 기자들의 성장 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담아낼 예정이다.

주말극 경쟁은 더욱 후끈해진다. 먼저 SBS는 토요일 2시간 연속으로 방송하던 주말극을 금·토 1시간씩 방송으로 바꿨다. 다음달 15일부터 방송되는 ‘열혈사제’가 SBS의 첫 금토극이다. 다혈질 사제와 겁쟁이 형사가 살인 사건으로 만나 공조하게 되는 코믹극으로, 김남길·김성균·이하늬가 주연을 맡았다.

tvN 주말극의 특징은 ‘젊은 엄마’ 이야기라는 점. 26일부터 방송되는 이나영·이종석의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경단녀(경력단절여성) 강단이가 출판사에 재취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강단이 역을 맡은 이나영은 결혼과 육아 등으로 9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tvN은 ‘불금시리즈’로 다음달 8일부터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7을 시작한다. 노처녀 영애(김현숙 분)를 통해 직장인의 고달픈 현실과 연애를 담았던 전작과 달리 이번 시즌에는 결혼 후 엄마가 된 영애의 육아 분투기를 그린다.

JTBC는 인기 절정의 금토드라마 ‘SKY캐슬’ 후속으로 진구·서은수 주연의 코믹 법조활극 ‘리갈하이’를 편성했다. 비지상파 시청률 역대 1위를 기록한 ‘SKY캐슬’의 인기를 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TV조선도 ‘대군-사랑을 그리다’ 이후 1년여 만에 박시후·장희진·김지훈·장신영 주연의 격정 멜로 ‘바벨’을 토일드라마로 편성해 27일 첫 방송을 시작한다.

김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