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도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국내 완성차업계의 ‘맏형’인 현대차보다는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작년 영업이익률이 2.1%에 그치는 등 수익성은 여전히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 '형님'보단 선방했지만…작년 영업익 전년대비 75% 뛴 1조1575억
기아차는 작년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각각 54조1698억원, 1조157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전년 대비 각각 1.2%, 74.8% 늘었다. 작년 영업이익이 급증한 것은 2017년 3분기 통상임금 관련 비용을 충당금(약 1조원)으로 쌓은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재작년 영업이익은 이 여파로 6622억원에 그쳤다.

작년 영업이익률은 2.1%였다. 1000억원어치 자동차를 팔아 21억원만 남긴 셈이다. 2011년 8.1%에 달한 영업이익률은 2015년 4.75%, 2016년 4.67%로 떨어졌다. 2017년엔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2010년 이후 최저치인 1.2%로 추락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원화 강세 및 신흥국 통화 약세 등 환율 악재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3조4732억원, 영업이익은 26.3% 늘어난 3820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 당기순이익은 10.0% 감소한 943억원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올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신차를 앞세워 판매량을 늘리고, 하반기 인도 공장 가동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전무)은 “올해 미국에 텔루라이드와 쏘울 후속 모델을 포함한 신차 4종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중국에 서도 K3, KX3를 앞세워 작년보다 판매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9월 첫 양산을 목표로 하는 인도 공장에서는 새로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SP2를 첫 차종으로 투입해 조기에 안착하겠다”고 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