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초까지 한국을 강타한 ‘가상화폐 광풍’이 사그라들었다. 초등학생들도 이야기한다던 비트코인은 이제 별 얘깃거리가 되지 않는다.

정부가 지난해 1월30일부터 실명 확인을 거친 새로운 가상계좌로만 입출금할 수 있도록 규제한 영향이 컸다. 가격은 폭락했고 거래는 뚝 끊겼다. 세계 1, 2위를 다투던 빗썸, 업비트 등 국내 가상화폐거래소는 세계 시장에서 40위권으로 밀렸다.

'가상화폐의 무덤' 된 한국…세계 2위 빗썸, 40위권 추락
글로벌 가상화폐 통계 사이트인 코인힐스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국내 대표 가상화폐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은 하루 비트코인 거래량 기준으로 각각 44위와 49위에 머물렀다. 업비트와 빗썸은 지난해 초만 해도 세계 가상화폐 거래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면서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퉜다. 업비트와 빗썸의 자리는 일본 거래소인 비트플라이어, 미국의 비트멕스, 중국 거래소들이 채웠다.

지난해 1월 정부가 규제에 나서기 직전 하루 최대 10조원에 달하던 국내 가상화폐 거래액은 올 들어 5000억원대로 급감했다. 1년 새 20분의 1 토막 났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은 지난해 잇달아 외국에 거래소를 설립하는 등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정부의 가상화폐를 통한 자금모집(ICO) 금지 방침으로 블록체인기업들도 한국을 탈출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는 가상화폐 투기를 잠재우는 데 성공했지만 블록체인산업을 죽인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