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참' 트럼프가 주도한 다보스…세계화 고민 남기고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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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정상들 대거 불참에 흥행 실패…무역전쟁·美 일방주의 성토
난민·환경 논의 '말잔치' 비판에서도 벗어나지 못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나흘간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25일(현지시간) 세계화와 경제 하강에 대한 우울한 전망만 남기고 막을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주요 7개국(G7) 정상들도 불참하면서 350여개에 이르는 세션들은 예상대로 크게 시선을 끌지 못했다.
개막 기조연설에 나선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세금 감면과 규제 개혁을 통해 브라질을 기업 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세일즈 외교에 주력해 '세계화 4.0'을 주제로 내건 포럼의 기대를 맞추지는 못했다.
폐막일인 25일에는 작년과 달리 주요 정상의 공식 폐막 연설도 없이 오찬 행사로 일정이 모두 끝났다.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폐막 연설자로 나서면서 마지막 날까지 참석자들이 자리를 지켰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빠졌지만 행사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포럼 개막을 하루 앞두고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각각 3.5%, 3.6%로 하향 조정하는 보고서를 내면서 미·중 무역갈등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대신해 다보스를 찾은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향해 직접 불만을 드러냈다.
왕 부주석은 23일 연설에서 "국제 무역 및 투자 분야에서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일방주의, 보호주의, 포퓰리즘이 점진적으로 만연하는 속에서 다자주의가 도전을 맞이했다"며 미국의 일방주의, 관세부과를 비판했다.
그는 또 "기술 패권을 추구하거나 타국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화웨이 사태 등 중국의 '기술 굴기'를 압박하는 미국을 '내정간섭'이라는 말까지 사용하며 비난했다.
독일과 유럽연합(EU) 등 미국의 우방들도 트럼프 정부의 외교, 통상 정책에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특별연설에서 "국가적 이익도 다른 나라를 고려해서 추구해야 한다"며 미국 우선주의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미국이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의 관세 부과 계획에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우선주의에 쏟아진 불만은 정작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끌기로 했던 미국 대표단이 빠지면서 공허한 항변이 됐다.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창립자는 포럼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취소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이 있었다면 더 좋은 대화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노란조끼' 시위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마크롱 대통령, 브렉시트 합의안 처리로 위기를 맞은 메이 총리가 빠지면서 포퓰리즘, 무역 전쟁, 기후변화 등에 대한 유럽의 목소리도 제대로 드러나지 못했다. 금융위기 이후 2000년대 들어 다보스포럼은 부자들의 공허한 말 잔치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세계화라는 큰 주제에 난민, 빈부격차,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를 세부 주제로 포함하기 시작했다.
올해도 난민의 하루라는 고정 세션이 한쪽에 설치돼 포럼에 참석한 억만장자와 각국 정상에게 난민 문제 해결을 촉구했지만 별다른 반향을 얻지는 못했다.
포럼 무대에 선 주요 정상들도 국내 정치 문제와 얽힐 수 있는 난민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AFP통신은 자가용 전세 비행기 서비스 업체의 데이터를 인용해 다보스포럼 기간에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포럼 참석자들의 자가용 비행기 이용이 작년보다 더 늘었다고 비판했다.
'글로벌 거버넌스' 같은 진부한 이야기보다 세계화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쓴소리도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도 포럼의 주제는 '세계화 4.0:4차산업혁명시대 글로벌 아키텍처 형성'이었다.
WEF 운영 책임자인 아드리안 뭉크는 WEF가 "높은 기준의 거버넌스를 존중한다"면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스톡홀롬 대학의 아드리엔느 소르봄 교수는 지난해 펴낸 책에서 "포럼에 너무 비판적이 되면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포럼에 참석했던 한 재계 인사는 "평소에 만날 기회가 없었거나 만나려고 해도 공식 절차를 거쳐야 했던 사람들을 지나가면서 만날 수 있는 사교의 장이라는 의미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난민·환경 논의 '말잔치' 비판에서도 벗어나지 못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나흘간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25일(현지시간) 세계화와 경제 하강에 대한 우울한 전망만 남기고 막을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주요 7개국(G7) 정상들도 불참하면서 350여개에 이르는 세션들은 예상대로 크게 시선을 끌지 못했다.
개막 기조연설에 나선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세금 감면과 규제 개혁을 통해 브라질을 기업 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세일즈 외교에 주력해 '세계화 4.0'을 주제로 내건 포럼의 기대를 맞추지는 못했다.
폐막일인 25일에는 작년과 달리 주요 정상의 공식 폐막 연설도 없이 오찬 행사로 일정이 모두 끝났다.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폐막 연설자로 나서면서 마지막 날까지 참석자들이 자리를 지켰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빠졌지만 행사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포럼 개막을 하루 앞두고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각각 3.5%, 3.6%로 하향 조정하는 보고서를 내면서 미·중 무역갈등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대신해 다보스를 찾은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향해 직접 불만을 드러냈다.
왕 부주석은 23일 연설에서 "국제 무역 및 투자 분야에서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일방주의, 보호주의, 포퓰리즘이 점진적으로 만연하는 속에서 다자주의가 도전을 맞이했다"며 미국의 일방주의, 관세부과를 비판했다.
그는 또 "기술 패권을 추구하거나 타국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화웨이 사태 등 중국의 '기술 굴기'를 압박하는 미국을 '내정간섭'이라는 말까지 사용하며 비난했다.
독일과 유럽연합(EU) 등 미국의 우방들도 트럼프 정부의 외교, 통상 정책에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특별연설에서 "국가적 이익도 다른 나라를 고려해서 추구해야 한다"며 미국 우선주의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미국이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의 관세 부과 계획에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우선주의에 쏟아진 불만은 정작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끌기로 했던 미국 대표단이 빠지면서 공허한 항변이 됐다.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창립자는 포럼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취소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이 있었다면 더 좋은 대화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노란조끼' 시위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마크롱 대통령, 브렉시트 합의안 처리로 위기를 맞은 메이 총리가 빠지면서 포퓰리즘, 무역 전쟁, 기후변화 등에 대한 유럽의 목소리도 제대로 드러나지 못했다. 금융위기 이후 2000년대 들어 다보스포럼은 부자들의 공허한 말 잔치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세계화라는 큰 주제에 난민, 빈부격차,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를 세부 주제로 포함하기 시작했다.
올해도 난민의 하루라는 고정 세션이 한쪽에 설치돼 포럼에 참석한 억만장자와 각국 정상에게 난민 문제 해결을 촉구했지만 별다른 반향을 얻지는 못했다.
포럼 무대에 선 주요 정상들도 국내 정치 문제와 얽힐 수 있는 난민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AFP통신은 자가용 전세 비행기 서비스 업체의 데이터를 인용해 다보스포럼 기간에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포럼 참석자들의 자가용 비행기 이용이 작년보다 더 늘었다고 비판했다.
'글로벌 거버넌스' 같은 진부한 이야기보다 세계화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쓴소리도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도 포럼의 주제는 '세계화 4.0:4차산업혁명시대 글로벌 아키텍처 형성'이었다.
WEF 운영 책임자인 아드리안 뭉크는 WEF가 "높은 기준의 거버넌스를 존중한다"면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스톡홀롬 대학의 아드리엔느 소르봄 교수는 지난해 펴낸 책에서 "포럼에 너무 비판적이 되면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포럼에 참석했던 한 재계 인사는 "평소에 만날 기회가 없었거나 만나려고 해도 공식 절차를 거쳐야 했던 사람들을 지나가면서 만날 수 있는 사교의 장이라는 의미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