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경기 출전으로 체력 고갈…세 번째 아시안컵 무득점으로 마감
[아시안컵] 방전된 손흥민, 힘 한 번 쓰지 못했다
아시아 최고의 축구 스타 손흥민(토트넘)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허무하게 마쳤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였지만,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탈락의 수모를 맛봤다.

그는 2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아시안컵 8강전에서 2선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0-1 패배를 바라봤다.

무리한 경기 출전 일정과 체력 고갈 문제가 컸다.

손흥민은 지난해부터 각종 국제대회와 소속팀 경기를 쉬지 않고 뛰었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연거푸 나갔고, 소속팀에서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리그컵 대회,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대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다양한 대회에 투입됐다.

거의 3일에 한 경기씩 출전하는 '살인 일정'을 계속 소화한 탓에 손흥민의 체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도 혹사 논란을 피해 가지 못했다.

그는 지난 14일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직후 아랍에미리트로 이동해 16일 중국과 아시안컵 조별리그에 투입됐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무리한 기용이었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89분을 뛰었다.

중국전 출전 여파는 손흥민을 강타했다.

그는 22일 바레인과 16강전에 선발 출전했는데 경기력은 눈에 띄게 떨어져 있었다.

특유의 스피드는 찾기 힘들었고, 날카로운 모습도 보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손흥민은 전후반 90분에 연장 30분을 합해 총 120분을 뛰었다.

그리고 25일 카타르와 8강전에도 선발로 나서서 풀타임을 뛰었다.

바레인전 모습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무리한 출전 일정으로 손흥민의 아시안컵 우승의 꿈은 다시 한번 신기루가 됐다.

이번 대회는 손흥민에게 악몽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2011년 카타르 대회 때 만18세 6개월의 나이로 처음 아시안컵 무대를 밟았다.

그는 당시 인도와 조별리그에서 A매치 데뷔 골을 넣는 등 좋은 기억을 쌓았다.

2015년 호주 대회에서는 대표팀 주축 선수로 참가해 우즈베키스탄과 8강에서 홀로 2골을 몰아넣었고, 호주와 결승에선 0-1로 뒤진 후반 45분 극적인 동점 골을 기록했다.

비록 우승을 차지하진 못했지만, 손흥민의 선수 인생에 의미 있는 한 페이지로 남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어떤 추억도 남기지 못했다.

최악의 상황에서 최악의 결과를 안고 소속팀으로 복귀하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