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제재해제 시작할 수 있는 건 그러한 비핵화를 얻었을 때"
"과거 6자회담은 실패…내가 김정은이라면 트럼프 거스르지 않을 것"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필요로 하는 것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에 대한 의미있는 신호"라고 말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타임스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최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를 해제하기 시작할 수 있는 건 그러한 비핵화를 얻었을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슈퍼 매파'로 꼽혀온 볼턴 보좌관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재등판한 것은 지난해 12월 6일 북한 비핵화에 성과가 있으면 대북 경제제재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뒤 한 달여만이다.

볼턴 보좌관의 이날 발언은 비핵화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북한의 상당한 조치가 이뤄질 경우에 제재해제를 시작할 수 있다는 뜻으로, "성과를 거두면 경제제재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당시 발언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볼턴 보좌관은 현 단계에서는 국제적인 대북제재 전선이 이완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중국은 우리에게 자신들이 비핵화를 위한 압박에 동의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경우에 그들에게 '국제적 대북 경제제재를 매우 단단하게 유지하길 원한다'고 확실하게 말하고 있다"며 미·중 간 제재공조와 중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에게 말하듯이 (북·중 간) 국경을 주시하라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해나가는 이때, 우리가 계속 취해 나가려고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 단계에서는 제재를 유지하되 이를 지렛대로 북한의 구체적 실행조치를 견인할 경우 제재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강온 메시지를 병행해 발신한 것으로 보인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 수위조절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그는 제재완화를 이끌 수 있는 '의미 있는 신호'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부연하지 않았다.

볼턴 보좌관은 현 북미 협상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직접 담판 형태의 '톱다운'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 과거 6자 회담의 틀이 실패한 데 따른 새로운 접근법 적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과의 협상에 있어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느냐'고 묻자 "과거 협상에서 그들(중국)은 6자 회담의 일원으로서 매우 중요한 노력을 해왔다"며 중국 역할론을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접근법을 시도해왔다.

6자 회담은 분명히 실패했으며,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직접적으로 협상을 해 왔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남북한과 미·중·일·러가 참여하는 형식으로 비핵화 해법을 찾는 다자간 협상 틀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관련 협상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이야기해왔는데, '우리가 이룬 진전'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아 왔다고 말해왔다"고 답변했다.

그는 '우리가 김정은을 믿을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한 채 "협상은 그야말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에 이뤄지는 일"이라며 "그는 이 협상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

내가 김정은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을 거스르지(crossing)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