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간 협상 끝 합의…2년 계약후 자동 연장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2010년 국내 시장 진출 후 처음으로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27일 정보기술(IT)업계와 당국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는 2년여간 끌어온 망 사용료 협상을 24일 타결했다.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에 2년간 상당한 규모의 망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했으며, 계약 만료 한 달 전까지 특별한 요구가 없으면 계약을 2년간 자동 연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는 것은 2010년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는 계약 비밀 유지 조항을 이유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계약이 됐더라도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양측이 계약 관계 성립을 원하는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양 측은 구체적인 망 사용료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페이스북이 작년 제안했던 금액이나 SK브로드밴드가 작년 페이스북 관련 서비스를 위해 투입한 비용보다는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이 작년 7월 계약 기간 종료 이후 갱신 협상을 하는 KT와도 협상을 타결할 경우 우리나라에서 2개 통신사에 사용료를 지급하게 된다.

페이스북 등 글로벌 콘텐츠제작업체(CP)가 한 국가에서 2개 통신사에 망 이용 대가를 지급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페이스북, SKB에 망사용료 지급…국내시장 진출 후 처음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지급키로 한 것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악화한 국내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은 2016년 말부터 2017년 초까지 망 사용료 지급을 거부하며 접속경로를 홍콩·미국 등으로 우회하도록 일방적으로 바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사용자들에게 상당한 불편을 초래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작년 3월 접속경로 임의변경으로 국내 이용자에 불이익을 끼쳤다며 페이스북에 과징금 3억9천60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조치 명령을 내렸다.

작년 10월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도 페이스북 등 글로벌 CP와 국내 사업자 간 망 이용대가 역차별에 질타가 쏟아졌다.

페이스북 서비스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 연결해주던 KT가 2016년 통신 3시간 상호정산제 도입을 이유로 망 사용료 인상을 요구한 점도 페이스북이 별도 계약을 체결한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상호접속 고시 변경으로 통신사 간 정산 문제가 발생한 2016년 시작된 논의에서 SK브로드밴드 측과 가격 차이가 컸지만 서로 어느정도 양보를 했다"며 "한국 이용자 1천800만명에게 원활한 서비스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SKB에 망사용료 지급…국내시장 진출 후 처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