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도 저축의 개념으로 접근하라
필자가 증권시장에 몸담은 지 30여 년이 지났다. 수많은 투자자를 만났지만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수익을 올린 사람은 많지 않다. 그중에서도 세 사람의 사례가 떠오른다.

A씨는 퇴직금으로 약 10년 투자해 50배가량의 수익을 냈다. 주식초보였던 그의 성공비결은 10년간 약 10개 종목을 철저히 공부하고 장기투자한 것이다. 매수 후보에 오른 기업은 실제 매수하기 전에 최소 6개월 이상 공부했다. 아마 웬만한 회계사보다 기업 내용을 더 잘 알았을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일단 매수한 뒤 1년 이상을 기다리면 주가가 100% 이상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B씨는 청년기에 입사한 제약회사 주식을 정년을 마칠 때까지 꾸준히 모았다. 우리사주가 나올 때마다 투자금을 들여 동료 몫까지 챙겼다. 정년으로 회사를 나올 때쯤 그 주식은 100억원이 넘는 평가액으로 불어나 있었다. 제대로 된 퇴직금을 받은 셈이다.

C씨는 젊은 시절부터 월급의 상당액을 주식에 투자했다. 꾸준하게 30년 이상 주식을 매입했다. 필자와 인연을 맺은 5년 전 당시에 C씨의 주식 잔액은 수백억원에 달했다.

세 사람의 경우가 우리 증권시장에 아주 특별한 사례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 한국 증권시장의 변동성과 부침을 알고 있다면 장기투자의 수익이 그리 날까 하는 의구심도 생길 만하다. 그러나 수많은 투자자 중에 의미 있는 투자 성과를 올린 사람들의 공통점은 결국 장기 투자가 답이라는 것과, 나름대로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공부를 철저히 한다는 것이다.

대개의 투자자는 일단 주식을 사고 나서 떨어지면 그때부터 내가 산 기업이 어떤 회사인지 알아가려고 한다. 무엇을 하는 기업인지도 잘 모르면서 먼저 사고 본다. 투자의 기본기가 부족한 탓이다. 어찌 보면 주식에 투자한다기보다는, 느린 걸음으로 주식을 모아가는 ‘저축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좋은 접근법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