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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2조원(유가증권시장 기준) 넘게 순매수하며 귀환을 알리고 있다. 돌아온 외국인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국전력 등 그간 낙폭이 컸던 한국 ‘간판기업’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에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조절될 것이란 전망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대표기업에 몰린 매수세

‘사자’로 돌아선 외국인은 업종 대장주와 실적개선주를 편식했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삼성전자(9524억원 순매수), SK하이닉스(5439억원), 한국전력(1748억원), SK(1000억원) 등을 중점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이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1.24%, 16.5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5.09%)을 크게 뛰어넘는 성적이다.

낙폭 컸던 '반도체 국가대표株' 강력 매수…LG화학·삼성SDI·바이로메드 등 '러브콜'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도 상승했다”며 “이 종목들은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뒤에도 실적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전망과 저가 매수 기회를 잡으려는 수요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0조8000억원, 4조4301억원으로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조민규 파트너는 “반도체 업황 둔화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증시로의 자금 이동과 저평가 매력으로 매수세가 모이고 있다”며 “4분기 실적 부진은 이미 주가에 선반영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2차전지·바이오 등에도 관심

삼성SDI(936억원), LG화학(763억원) 등 2차전지 관련 종목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한옥석 파트너는 “최근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축소키로 했는데 이는 국내 기업들의 중국 내 경쟁력을 강화시켜줄 것”이라며 LG화학을 추천했다.

실적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지난해 10월 2020년 중대형 전지 매출을 8조원에서 10조원으로 높여 잡았다”며 “신규 프로젝트 수주 등으로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5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5%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자동차에 쓰이는 2차전지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대형 전지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이 코스닥시장에서 사들이는 종목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는 바이로메드(999억원) 등 바이오주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181억원), CJ ENM(106억원), JYP엔터테인먼트(104억원) 등 미디어·엔터주가 외국인의 관심을 받았다. 조 파트너는 바이로메드를 추천하며 “올해 글로벌 임상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고 유전자치료제인 ‘VM-202'의 개발 기대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인기 파트너는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0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익성이 높은 자동차용 헤드램프 공급을 시작했고, 베트남 공장의 가동률도 높아지고 있어 이익과 주가 모두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