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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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장중 기준으로 1990선이 붕괴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던 코스피지수가 외국인 투자자의 힘으로 210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5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902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작년 하반기 내내 ‘팔자’를 이어오던 외국인은 11월부터 관망세를 보이다가 올 들어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다소 완화되고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예고로 경제 둔화 우려가 줄어든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 근처에서 강한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다”며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금리 인상 일시 중단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세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24일까지 삼성전자를 952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전체 순매수 금액의 절반 가까이가 삼성전자에 집중된 셈이다. 삼성전자 실적 전망은 여전히 어둡지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최저로 떨어지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작년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7.94배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5439억원), 한국전력(1748억원), SK(1000억원), 삼성SDI(936억원) 등 그동안 낙폭이 컸던 종목을 주로 사들이고 있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조민규 파트너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업종 대표주 위주로 몰리며 관련 종목이 관심을 받고 있다”며 “미·중 무역협상과 미국 증시의 반등 흐름 등 대외 여건이 안정되고 그동안 낙폭이 컸던 종목들의 가격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