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여행사의 양대산맥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년 새 40% 넘게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뜨거운 해외여행 열풍 속에 아웃바운드 여행사가 외형상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속은 없다는 것이다.

하나투어의 2018년 추정 실적은 매출 8366억원, 영업이익 236억원. 2017년보다 매출은 22% 넘게 증가했지만 40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무려 42%나 급감했다. 하나투어 측은 지난해 9월 일본 간사이 지방을 강타한 태풍 짜미의 영향으로 2017년 180억원을 기록한 하나투어 재팬의 영업이익이 100억원 가까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모두투어 역시 같은 상황이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40% 넘게 급감했다. 2017년 매출 2909억원, 영업이익 321억원의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모두투어의 지난해 추정 실적은 매출 3838억원에 영업이익 192억원 수준이다.

대리점을 거치지 않아 상대적으로 고정비 지출이 적은 온라인 직판여행사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참좋은여행은 지난해 매출은 20% 넘게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0% 가까이 줄었다. 이달 30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노랑풍선 역시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2017년 전체 매출을 넘어섰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프라이스라인과 익스피디아, 씨트립 등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와의 가격경쟁 심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패키지보다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등 바뀐 여행소비 트렌드도 수익성 하락의 요인 중 하나다. 업계에선 지난해 하와이를 시작으로 필리핀, 인도네시아, 일본 등에서 발생한 각종 자연재해도 실적 악화에 적잖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17년 대비 패키지여행 상품 판매가 늘어난 상황에서 수익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OTA와의 가격 경쟁으로 인해 상품당 판매수익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올림픽과 월드컵, 지방선거 등 작년 상반기 여행수요에 영향을 준 대형 이벤트는 없지만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이 예상되는 만큼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