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으로 투자한 글로벌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목받는 상장사가 있다. SK영원무역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주요 주주인 중국, 일본 기업 실적이 빠르게 좋아지면서 평가이익이 급증하고 있다. SK 자회사인 SK E&S의 중국 도시가스업체 지분 가치는 2조원을 넘어섰다. 영원무역이 투자한 일본 골드윈 지분 가치는 투자 원금의 8배로 불어났다.
SK·영원무역 "中·日 기업 투자 대박났네"
27일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SK E&S가 지분을 보유한 차이나가스홀딩스(CGH)는 지난 25일 25.45홍콩달러(약 3638원)에 마감했다. 최근 5년 새 131.78% 올랐다. SK E&S는 CGH 지분 13.88%(7억503만4500주)를 보유한 3대주주다. 25일 종가 기준으로 추산한 이 회사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2조5649억원에 이른다. 취득원가(4714억원)의 6배에 육박한다. SK E&S는 2007년 지분을 취득한 뒤 CGH 이사를 맡는 등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중국 3대 민영 도시가스업체인 CGH는 최근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에 매출 7조5539억원, 순이익 9535억원을 올렸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65.1%, 순이익은 42.0% 늘었다. 중국 당국이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천연가스 사용을 권장하면서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CGH 기업 가치의 향상은 SK E&S 모회사인 SK 주가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SK는 25일 5500원(2.21%) 오른 26만7000원에 마감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차이나가스홀딩스 지분법 이익이 증가하면서 SK의 지난해 3분기 실적이 14%가량 뛰었다”고 말했다.

SK E&S와 비슷한 시기에 CGH 지분을 사들인 SK가스는 지난주 보유 지분 전량(0.99%)을 1763억원에 처분해 수백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영원무역은 일본 상장사인 골드윈 덕에 웃음짓고 있다. 일본 스포츠웨어 기업인 골드윈은 25일 도쿄증시에서 주당 1만400엔(약 10만6254원)에 마감했다. 최근 5년 새 798.10% 급등했다.

골드윈은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아시아 독점 판매권을 보유한 회사다. 노스페이스의 국내 판권을 쥐고 있는 영원무역은 이 회사 지분 13.04%(310만6600주)를 보유하고 있다. 25일 종가로 산출한 골드윈 지분 가치는 3300억원 수준이다. 골드윈 지분 취득원가(398억원)와 비교해 8배 이상 늘어났다.

골드윈 경영은 우호 지분을 포함해 약 40% 지분을 보유한 일본 니시다 가문이 맡고 있다. 골드윈의 2018 회계연도 순이익은 전년 대비 47.07% 늘어난 527억원을 기록했다. 영원무역은 과거 골드윈과 합작법인인 골드윈코리아(현 영원아웃도어)를 설립하기도 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