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27일 오후 11시55분

현대중공업지주가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 지분 일부를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아람코에 매각해 1조5000억원 이상을 조달한다. 아람코는 현대중공업지주에 이어 현대오일뱅크의 2대 주주가 된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15~20%를 아람코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아람코는 국내 3위(시장점유율 기준) 정유업체인 현대오일뱅크 기업가치를 10조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매각 가격은 1조5000억~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이사회 의석을 확보해 경영에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이르면 28일 이사회를 열어 지분 매각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아람코의 투자는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 형태로 진행된다. 프리IPO란 정식 기업공개(IPO)를 하기 전에 미리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오일뱅크가 작년부터 추진해온 증시 상장은 내년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아람코는 국내 4위 정유업체 에쓰오일 지분 63.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에쓰오일에 이어 현대오일뱅크 2대 주주로 참여하는 것은 한국 내 정유 및 석유화학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재무 건전성을 높이려는 현대중공업그룹과 한국 사업 확대를 원하는 아람코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