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시/사진=쟈니스
아라시/사진=쟈니스
아라시가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해에 갑작스러운 발표다.

아라시 소속사 쟈니스는 지난 2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라시가 오는 2020년 12월 31일을 끝으로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라시 멤버 오노 사토시, 사쿠라이 쇼, 아이바 마사키, 니노미야 카즈나리, 마츠모토 준은 2021년부터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아라시 리더 오노 사토시는 "2017년 6월부터 많은 대화를 나눈 끝에 내년 12월 31일까지만 함께 활동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갑작스런 발표로 놀라게 했다고 생각하지만, 팬들에게 우리의 결단을 제대로 얘기하는 게 좋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활동 중단을 발표한 이유를 설명했다.

니노미아 카즈나리는 "2020년의 마지막까지 아라시답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5명이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고, 사쿠라이 쇼는 "20년을 함께 걸어온 멤버들과 조금씩 다른 생각들을 하나의 결론으로 모으게 됐다"며 "앞으로 감사한 마음을 시간을 들여 전해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활동 중단의 배경으로 멤버들의 불화설이 언급되는 것은 막았다.

아이바 마사키는 "5명의 사이가 나빠진 것이 절대 아니다"며 "5명이 아라시라는 마음이기 때문에 1명이라도 빠지면 아라시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5명이 같은 방향을 향해 활동을 재개할 때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추후 재결합을 암시했다.

마츠모토 준은 2년 이라는 활동 중단 유예 기간을 둔 것에 대해 "우리의 결단을 팬 여러분들과 관계자 분들께 이해받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 타이밍에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5명이 단결해서 끝까지 달리겠다"고 전했다.

아라시는 1999년 '아라시'로 데뷔, 일본의 국민 아이돌로 군림했다. 팀 이름을 딴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진행해 흥행시켰을 뿐 아니라, 각 멤버들도 연기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사쿠라이 쇼는 일본 명문대인 게이오대학을 졸업한 이력을 살려 아이돌 최초 뉴스 캐스터로 나서 화제가 됐고, 니노미야 카즈나리는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에 출연하며 2007년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또한 오노 사토시는 한국 드라마 '마왕'의 리메이크작에 출연했고, 마츠모토 준은 '꽃보다 남자' 시리즈 주인공으로 한국에서도 유명세를 얻었다.

아라시의 활동 중단과 함께 일본의 대표 아이돌 프로덕션인 쟈니스의 입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6년 일본의 국민 아이돌 스마프(SMAP)가 해체한 후 아라시가 그 타이틀을 물려받았다. 여전히 쟈니스에는 토키오, V6, 뉴스, 헤이세이점프 등 인기 남성 아이돌들이 대거 소속돼 있지만, 스마프와 아라시를 능가하는 그룹이 나오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쟈니스의 일본 내 영향력에도 변화가 있으리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일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아라시는 CD 및 DVD 매출만 지난해 67억엔(약 670억 원), 2017년에는 약 108억엔(1080억원)을 기록했으며 팬클럽은 230만 명에 달한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는 그룹이다. 특히 올해엔 데뷔 20주년을 맞이해 사상 최대 규모 돔투어도 예정돼 있다. 전체 관객수만 237만 명에 달한다.

때문에 아라시의 활동 중단으로 쟈니스의 매출이 상당 부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스마프 해산 후 기무라 타쿠야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이 쟈니스와 결별한 점을 미루어 볼 때 아라시 멤버들이 쟈니스 소속으로 개인 활동을 이어갈지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