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이부프로펜 등 비(非)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가 일부 두경부암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 두경부암 생존율 높여"
두경부암이란 뇌 아래와 가슴 윗부분 사이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구강암, 비인두암, 후두암, 설암 등이 이에 속한다.

두경부암은 복잡한 암이라 5년 생존율이 약 45%에 불과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두경부외과 전문의 제니퍼 그랜디스 박사 연구팀은 NSAID가 특정 유전자(PIK3CA) 변이를 지닌 두경부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을 78%까지 높이는 놀라운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와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7일 보도했다.

두경부암 환자 266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두경부암 진단 이전 또는 이후에 아스피린 등 NSAID를 최소한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한 환자 가운데 암세포가 이 변이유전자를 지니고 있는 경우 5년 생존율이 28%에서 78%까지 올라갔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러나 이 유전자가 변이되지 않은 두경부암 환자는 NSAID의 이 같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경부암은 전체의 34%가 이 변이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전체 두경부암 환자의 3분의 1만이 NSAID의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환자들은 67%가 암 절제 수술 후 항암 화학요법 또는 방사선 치료를 받았고 생존 기간은 평균 66개월이었다.

연구팀은 수술 때 제거한 종양 조직에서 채취한 샘플로 유전자를 분석했다.

결과는 전체 암 조직 샘플 중 28%가 이 변이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어 쥐에 이 변이유전자가 함유된 두경부암 세포를 주입한 뒤 일부에만 NSAID를 투여해 봤다.

그 결과 NSAID가 투여된 쥐들이 NSAID가 투여되지 않은 쥐들보다 종양의 크기가 훨씬 작았다.

NSAID를 꾸준히 복용한 환자들은 73%가 저용량(81mg) 아스피린을 사용했고 대부분은 두경부암 진단 후부터 복용을 시작했다.

NSAID는 염증 유발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 E2의 생산을 감소시킴으로써 소염 효과를 가져오는데 이것이 종양의 성장을 차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랜디스 박사는 설명했다.

NSAID의 꾸준한 복용은 같은 변이유전자를 지닌 대장암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개선한다는 연구결과들도 전에 발표된 일이 있다.

결국, 이 변이유전자를 지닌 다른 종류의 암도 NSAID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하고 있다.

두경부암의 위험요인은 흡연, 과음,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 등이다.

조사 대상 환자 중 84%가 흡연자였다.

이 연구결과는 '실험의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최신호(1월 25일 자)에 발표됐다.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 두경부암 생존율 높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