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위기의 '일대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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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천자 칼럼] 위기의 '일대일로'](https://img.hankyung.com/photo/201901/AA.18805518.1.jpg)
이 철도 공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 중 핵심 사업이다. 중국은 말레이시아 동부에서 서부 항구까지 668㎞ 구간을 연결함으로써 미군기지가 있는 싱가포르를 거치지 않고 중동 원유 수송로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로서는 실익이 적고 부채만 늘어나는 부작용에 직면했다.
처음에는 중국의 인프라 투자에 고마워하던 주변국들이 공사 후 빚더미에 올라앉으면서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중국이 돈을 빌려주고, 이 돈으로 중국 기업이 사업하는 방식이어서 공사비가 해당 국가 부채로 고스란히 전가됐다.
‘부채의 늪’에 빠진 최대 피해국은 파키스탄이다. 이 나라는 인프라 건설 자금의 80%(620억달러)를 중국에서 빌린 탓에 높은 이자를 갚느라 허덕이고 있다. 라오스는 중국~라오스 철도 건설을 포함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인 67억달러를 중국에서 차입했다. 지부티는 중국에 진 빚이 GDP의 91%나 된다.
미국과 일본은 신(新)태평양 외교·안보 전략인 ‘인도·태평양 구상’과 호주·인도를 연계한 마름모꼴의 ‘안보 다이아몬드 전략’으로 일대일로에 맞서고 있다. 남중국해에서는 ‘진주 목걸이’와 ‘다이아몬드’가 부딪치고 있다. 중국 중심의 대륙세력과 미·일 위주의 해양세력 사이에 낀 한국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옛 ‘실크로드’가 교역과 개방의 ‘열린 길’이었던 것과 달리 ‘일대일로’가 ‘닫힌 길’이 되지 않을까 하는 국제 사회의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