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부정 논란으로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새로운 대선 계획을 발표하라’는 유럽 국가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미국은 군사 행동까지 시사하며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지난 26일 마두로 대통령에게 “8일 안에 자유롭고 공정한 대선 실시 계획을 발표하지 않으면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이 헌법을 어겼다”며 “미국은 우리를 공격하고 있고 베네수엘라를 자신의 뒷마당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마두로 정권이) 미국 외교관들과 베네수엘라의 민주적 지도자인 과이도 의장에게 폭력과 위협을 가하면 중대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과이도 의장이 지명한 인물을 미국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로 승인하며 과이도 의장 지지 의사를 강력하게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과 과이도 의장은 베네수엘라 군인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군부는 일부 군인의 이탈에도 마두로 정권에 대한 충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의 지지는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초유 사태의 향방을 가를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국방장관과 함께 파라마카이 기지를 방문해 러시아제 무기를 앞세운 대공사격 훈련을 참관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