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만 10억원이 넘는 부자 가운데 84%가 앞으로 5년간 국내 부동산시장이 침체 또는 정체될 것으로 내다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억 이상 부자들 "부동산 당분간 침체…그래도 투자는 유지"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8일 ‘2019 한국 부자보고서’에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 가운데 45%가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부동산시장이 현재 상태로 정체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39%였고, ‘완만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답한 부자들은 16%에 불과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KEB하나은행 자산관리(PB) 서비스를 받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고객 922명을 설문조사했다.

부동산시장 전망은 지방이 더 암울했다. 서울지역 부동산은 ‘현재 상태로 정체할 것’이란 답변이 46%로 가장 많았다. ‘완만하게 또는 빠르게 침체될 것’이란 전망은 29%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방광역시는 73%, 기타지방은 82%가 완만하게 또는 빠르게 침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부자들의 69%는 현재 자산구성을 유지하거나 투자 내용만 소폭 변경하겠다고 응답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부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바꾸더라도 크게 바꾸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부자들이 가장 투자하고 싶은 부동산으로는 ‘건물·상가’가 36.5%로 1위를 차지했다. ‘투자용 아파트(주택)’가 22.7%, ‘거주용 아파트(주택)’가 14.9%로 뒤를 이었다. ‘토지·임야’(11.2%), ‘오피스텔’(8.9%)도 주목을 받았다. 안성학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작년 조사와 비교해 경기침체로 공실률이 높아지는 상가보다는 가격 변화에 따라 갈아타기 쉬운 거주용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자들은 부동산 투자에서 ‘차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부자들의 평균 대출 잔액은 10억7000만원이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