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정상회담 '화두' 꺼낸 아베…한반도 협상에 변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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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관 많지만 비핵화진전시 식민지청산 고리로 日가세 가능성
전문가 "납치문제 해결 쉽지않아…日개입 시점 신중해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강력한 대(對)북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면서 실현 가능성 및 한반도와 동북아 정치 구도에 줄 수 있는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아베 총리는 이날 국회(중·참의원)에서 한 시정방침 연설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상호 불신의 껍데기를 깨고 그 다음으로는 본인이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 보며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과단성 있게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그러면서 "북한과의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하는 것을 지향하겠다"며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도 긴밀히 연대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아베 총리가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마주보며'라는 표현을 써가며 북일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이달초 개최된 북중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북미, 남북, 북러 등으로 이어질 한반도 관련 연쇄 정상회담에 또 하나의 빅 이벤트가 추가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의 북한 방문을 통한 '평양선언' 발표와 같은 모습이 재연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것이다.
아베 정권은 근래 북한과의 관계 개선 및 납치 문제 해결 방침을 거듭 밝혀 왔지만 이번과 같은 구체적인 언급은 이례적이다.
아베 총리의 이번 발언은 북미 간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이어 2차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등 비핵화·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협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팬 패싱'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납치 문제는 2006년 총리 재임 당시 '납치문제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직접 본부장을 맡았을 정도로 자신의 '핵심 의제'로 삼아왔던 만큼, 북한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지지율을 높이고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목소리도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 일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아베 총리의 이와 같은 바람이 이뤄지기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6일 논평에서 아베 총리의 납치 문제 해결 노력 언급을 거론하며 "납치 문제를 구실로 과거의 특대형 반인륜 범죄들을 어떻게 하나 덮어버리고 그 청산을 회피해보려는 일본 특유의 파렴치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무엇보다 납치 문제에 대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일본과 '이미 해결된 사안'이라는 북한의 입장이 완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어 '국교정상화'는 물론 '북일정상회담' 개최까지도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일본 당국이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로 공식 거론하는 자국민은 17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5명만 귀국한 가운데, 일본은 나머지 12명의 생사 확인 및 귀국을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8명은 사망했고 4명은 북한에 오지 않았다며 일본의 주장을 반박한다. 하지만, 비핵화와 북미관계 진전 속에 일본이 수백억 달러 규모가 거론되는 경제협력 방식의 대북 배상금 제공 등 과감한 '카드'를 내밀고, 경제 발전에 몰두하는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일정 수준에서 갈등을 봉합하는 '정치적 해법'이 나올 수 있지 않겠냐는 일각의 분석도 있다.
또 북일관계가 정상화된다면 전통적인 '한미일-북중러' 전선이 해체되고 비핵화―평화체제 구축 과정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로서도 양측의 관계 개선에는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참석 계기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구축 과정에서 북일관계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북일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북일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우리가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일본 초계기의 저고도 위협 비행 문제 등으로 촉발된 한일 갈등 상황에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일본이 대북 협상 과정에 있어 지나치게 빠른 단계에 개입을 본격화할 경우, 상황에 따라 협상 구도가 복잡해지면서 관계 개선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은미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연구교수는 "일본은 계속 대북 관계 개선을 이야기해왔는데 이번에 조금 강하게 표현된 것 같다"면서 "납치 문제에 대해 양측 입장이 평행선인데 일본은 내부적으로 문제 해결의 기준이 높아졌고, 북한도 일본에 강경한 입장이어서 현실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이어 "궁극적으로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위해서는 일본이 북한 문제 해결에 동참해야 하는 만큼 북일관계 개선은 필수적"이라면서도 "어느 시점에 일본이 (협상에) 들어올지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
북미 간에도 확정된 부분이 없는 현단계에서 일본이 계속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전체적 구도에서 진전에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전문가 "납치문제 해결 쉽지않아…日개입 시점 신중해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강력한 대(對)북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면서 실현 가능성 및 한반도와 동북아 정치 구도에 줄 수 있는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아베 총리는 이날 국회(중·참의원)에서 한 시정방침 연설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상호 불신의 껍데기를 깨고 그 다음으로는 본인이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 보며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과단성 있게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그러면서 "북한과의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하는 것을 지향하겠다"며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도 긴밀히 연대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아베 총리가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마주보며'라는 표현을 써가며 북일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이달초 개최된 북중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북미, 남북, 북러 등으로 이어질 한반도 관련 연쇄 정상회담에 또 하나의 빅 이벤트가 추가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의 북한 방문을 통한 '평양선언' 발표와 같은 모습이 재연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것이다.
아베 정권은 근래 북한과의 관계 개선 및 납치 문제 해결 방침을 거듭 밝혀 왔지만 이번과 같은 구체적인 언급은 이례적이다.
아베 총리의 이번 발언은 북미 간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이어 2차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등 비핵화·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협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팬 패싱'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납치 문제는 2006년 총리 재임 당시 '납치문제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직접 본부장을 맡았을 정도로 자신의 '핵심 의제'로 삼아왔던 만큼, 북한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지지율을 높이고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목소리도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 일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아베 총리의 이와 같은 바람이 이뤄지기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6일 논평에서 아베 총리의 납치 문제 해결 노력 언급을 거론하며 "납치 문제를 구실로 과거의 특대형 반인륜 범죄들을 어떻게 하나 덮어버리고 그 청산을 회피해보려는 일본 특유의 파렴치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무엇보다 납치 문제에 대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일본과 '이미 해결된 사안'이라는 북한의 입장이 완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어 '국교정상화'는 물론 '북일정상회담' 개최까지도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일본 당국이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로 공식 거론하는 자국민은 17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5명만 귀국한 가운데, 일본은 나머지 12명의 생사 확인 및 귀국을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8명은 사망했고 4명은 북한에 오지 않았다며 일본의 주장을 반박한다. 하지만, 비핵화와 북미관계 진전 속에 일본이 수백억 달러 규모가 거론되는 경제협력 방식의 대북 배상금 제공 등 과감한 '카드'를 내밀고, 경제 발전에 몰두하는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일정 수준에서 갈등을 봉합하는 '정치적 해법'이 나올 수 있지 않겠냐는 일각의 분석도 있다.
또 북일관계가 정상화된다면 전통적인 '한미일-북중러' 전선이 해체되고 비핵화―평화체제 구축 과정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로서도 양측의 관계 개선에는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참석 계기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구축 과정에서 북일관계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북일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북일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우리가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일본 초계기의 저고도 위협 비행 문제 등으로 촉발된 한일 갈등 상황에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일본이 대북 협상 과정에 있어 지나치게 빠른 단계에 개입을 본격화할 경우, 상황에 따라 협상 구도가 복잡해지면서 관계 개선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은미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연구교수는 "일본은 계속 대북 관계 개선을 이야기해왔는데 이번에 조금 강하게 표현된 것 같다"면서 "납치 문제에 대해 양측 입장이 평행선인데 일본은 내부적으로 문제 해결의 기준이 높아졌고, 북한도 일본에 강경한 입장이어서 현실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이어 "궁극적으로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위해서는 일본이 북한 문제 해결에 동참해야 하는 만큼 북일관계 개선은 필수적"이라면서도 "어느 시점에 일본이 (협상에) 들어올지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
북미 간에도 확정된 부분이 없는 현단계에서 일본이 계속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전체적 구도에서 진전에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