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내일까지 인근 시·군 우제류 접종…"앞으로 3주가 분수령"
안성 구제역 농가 작년 10월 백신접종…"개체 따라 면역력 차이"
28일 구제역 0형이 발견된 경기도 안성의 젖소 농가는 지난해 10월 말께 구제역 백신을 이미 접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29일 오전 세종에서 관련 브리핑을 열고 "농장주는 백신을 접종했다고 말하고 있고, 실제로 백신 구매 기록도 있다"며 "백신 접종 시기는 지난해 10월 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 투여 결과 (항체 형성 등) 개체별 상황은 분석이 좀 더 이뤄져야 한다"며 "백신 접종을 다 했더라도 개체 특성에 따라 면역력이 높을 수도, 떨어질 수도 있다.

(접종했더라도) 개체 특성에 따라 구제역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학계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 농장 구제역이 0형으로 확정되자 인근 농가에 대해 정밀검사를 하고 전국의 축사 소독에 나서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오는 2월 2일부터 사실상 시작되는 '설 연휴 대이동'을 염두에 두고 공격적인 방역에 나선 모양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9일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설 연휴를 며칠 앞둔 만큼, 앞으로 3주간의 대응이 구제역 확산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수 농식품부 차관은 "설 연휴를 며칠 앞둔 현시점에서 구제역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축산농가·축산 관계자·지자체 공무원과 함께 빈틈없는 방역 체제를 유지하겠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농식품부는 일단 안성의 해당 농장과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초동방역에 들어갔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방역 수위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전날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 주재 긴급방역대책회의와 가축 방역심의회에서 해당 농장의 소 120마리를 긴급 살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이 농장 반경 500m 이내의 농가 9곳, 603마리와 집유 차량이 거쳐 간 농가 23곳을 대상으로 임상 관찰을 했지만 아직은 특별한 이상 증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또 가축 방역 GPS 시스템 확인 결과 구제역 발생 전 2주간 해당 농장을 방문한 차량은 12대로, 이들 차량이 방문한 시설은 216곳에 달했다.

이 216개 시설 전체를 예찰한 결과 아직까지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이 농가는 채혈을 통한 정밀검사를 받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예방적 살처분 등 방역 강화 조치가 이뤄진다.

농식품부는 또 경기도 전역은 물론, 안성과 맞닿아 있는 충남, 충북, 대전, 세종 등을 대상으로 전날 오후 8시 30분부터 이날 오후 8시 30분까지 24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동하고 일제 소독에 들어갔다.

발생 농장 반경 500m 이내 농가에 대해서는 전날 긴급 백신 접종을 마쳤다.

당국은 이날 중으로 반경 3㎞ 이내 농가 89곳, 4천900마리의 우제류에 대해서도 접종을 마칠 방침이다.
안성 구제역 농가 작년 10월 백신접종…"개체 따라 면역력 차이"
이어 안성시 전체 우제류 44만 마리와 인접한 6개 시·군의 소·돼지 139만 마리도 이날 중으로 백신을 공급받아 30일까지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경기도는 물론, 충남과 충북 전체의 우제류에 대해 백신 추가접종도 추진된다.

농식품부는 나아가 전국 우제류 농장에 대한 임상 예찰을 강화하고, 지자체·농협·군 등 쓸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투입해 전국의 축사·축산 관계시설을 소독할 계획이다.

농장 출입 차량이 GPS를 제대로 운영하는지, 소독은 제대로 하는지 등도 면밀하게 점검하기로 했다.

정부는 29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전국 지자체 합동 점검 회의를 열고 방역상황 등을 점검했다.

앞으로 이개호 장관 주재로 방역대책회의를 매일 열어 방역상황을 공유하고, 강력한 방역 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하도록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잠복기가 14일인 구제역 바이러스는 매우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

그만큼 농가 단위의 철저하고 신속한 방역이 중요하다.

농식품부는 "이번에 발생한 0형 구제역은 국내에서 이미 백신을 접종 중인 유형(O+A형)"이라며 "위기경보단계는 구제역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전날 오후 9시에 발령한 '주의' 단계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