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선언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선언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29일 자유한국당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통해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우하고 있다"라며 문재인정부를 비판했다.

황 전 총리는 "이 정권과 손잡은 강성 귀족노조가 노동개혁을 가로막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하청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소득을 탈취하면서, 서민들의 삶은 나락에 떨어졌다"라면서 "김정은을 칭송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세력들이 광화문 광장을 점령하고, 80년대 주체사상에 빠졌던 사람들이 청와대와 정부,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황 전 총리는 "당 대표가 된다면 '2020 경제 대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며 "원내외 투쟁을 함께 펼쳐 올해 안에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등 이 정권의 망국 정책을 반드시 폐기시키겠다"고 설명했다.

황 전 총리는 아울러 "당직 인선부터 탕평의 원칙을 세우겠다"며 "대권 후보 등 당의 중심인물들이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통합 정책 협의회'를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2012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도운 정황이 국정농단 관련 수사기록에 드러났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며 "최순실이란 사람 알지도 못했고, 캠프 관련 이야기는 저와 아무 관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또 박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서는 "사면이라는 것은 정무적인 판단"이라며 "국민의 여론과 여망을 종합해서 기회가 되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황 전 총리의 이력 중 박근혜 정부 시절 법무부장관, 국무총리, 탄핵정국에선 대통령 권한대행직까지 지내며 정부 핵심인사로 지낸 것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인사하는 황교안 전 총리 (사진=연합뉴스)
인사하는 황교안 전 총리 (사진=연합뉴스)
황 전 총리는 입당 선언과 함께 "저는 정치에 첫 발을 내딛는 정치 신인이다. 출발하면서 계파 이야기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보수, 진보를 떠나서 우파가 주력하고 힘을 쓰고 있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국민통합이다. 한국당이 국민에게 신뢰받고 국민통합에 앞장서 이끌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면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평가에 대해선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한국당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황 전 총리에게 전당대회 출마 자격을 부여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원들은 당헌·당규에 3개월 당비를 내지 않았더라도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한 '예외 조항'이 있는 만큼 황 전 총리에게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 전대에 출마토록 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선관위가 이날 결론을 내리고 비상대책위원회가 의결하면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 자격 논란은 일단락된다.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 선언에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이 당은 탄핵의 폐허 위에서 당원들과 합심해 일궈낸 당이다"라면서 "당이 도로 탄핵당, 국정농단당, 친박당, 특권당, 병역비리당으로 회귀하게 방치하는 것은 당과 한국 보수 우파 세력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