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엔 자동차·정유·화학·은행 등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소외된 업종에 주목해야 합니다.”

박지훈 크레디트스위스 한국 금융·전략담당 부문장은 29일 서울 소공동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시장은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부문장은 코스피지수가 오는 7월까지 최고 2300선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침체 등의 불안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한국 시장을 좋게 보는 첫 번째 이유로 비(非)반도체 기업의 이익 증가 가능성을 꼽았다. 박 부문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업종의 실적이 올해 개선될 것”이라며 “자동차 업종 영업이익이 30% 이상 늘어나는 등 반도체를 제외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8%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정상화도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코스피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9배도 되지 않고,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은 0.8배로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적정 가치보다 주가가 더 떨어지면서 괴리율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에 부담을 줬던 대외 불확실성도 줄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양 의지가 확인된 만큼 관련 정책이 효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하반기부터는 금리인상을 재개할 것으로 보지만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달러 약세를 막긴 어려울 것”이라며 “신흥국으로의 투자금 이동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