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긴 경기 확장기에 들어섰다는 잠정 결론이 나왔다.

일본 정부는 29일 열린 1월 월례경제 보고에서 이달 경기 흐름도 ‘완만하게 회복 중’이라고 판단했다. 2012년 12월 이후 74개월 연속으로 긍정적인 경기 판단을 내린 것이다.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정·재생상은 기자회견에서 “2차 대전 이후 최장기간 경기 확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이 경기 확장 국면인지에 대한 최종 판단은 1년여 뒤에 공식적으로 이뤄진다.
일본, 아베노믹스로 '戰後 최장기 호황'
2차 대전 이후 기존의 최장 경기 확장기는 73개월간 계속된 ‘이자나미 경기 확장기(2002년 1월~2008년 2월)’였다. 1960년대 후반의 ‘이자나기 경기(57개월)’와 1980년대의 ‘버블경기(51개월)’ 등도 대표적인 장기 경기 확대기로 꼽힌다.

일본 언론들은 역대 최장의 경기 확장이 이뤄지고 있는 배경으로 2012년 말부터 시작된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 효과를 꼽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금융완화 정책에 따른 엔화 약세와 수출기업 실적 개선이 이뤄졌고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고용 환경도 나아졌다. 방일(訪日) 관광객 증가도 경기 호조를 견인하고 있는 요인이다. 지난해 3분기(7~9월)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기 대비 0.6% 감소하는 등 일부 불안 요인이 부각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경기 확대 기조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게 일본 정부의 판단이다. 아베 정부는 최장기간 경기 확장을 향후 국정 운영의 동력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향후 경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중국 경기 둔화세가 뚜렷하고 올해 10월 소비세율 인상이 이뤄지면 경제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월례경제 보고에선 중국 경기 둔화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판단을 35개월 만에 하향 조정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