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제조회사인 넥스트BT가 비타민C 제품 ‘레모나’로 유명한 경남제약을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경남제약을 통해 제약사업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인수가 가능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경남제약 최대주주인 마일스톤KN펀드의 최대 출자자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것이라 다른 출자자들의 동의가 필요한 데다 이 지분을 다 인수해도 경영권을 가져오려면 추가 지분 인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넥스트BT는 투자 계획 발표에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다.

“넥스트BT 관계사와 시너지 효과”

경남제약 인수 선언한 넥스트BT…최대주주 될까
넥스트BT는 29일 475원(26.17%) 오른 2290원에 마감했다. 장중 가격제한폭(29.75%)까지 올랐다. 이날 오전 회사 측이 “경남제약 인수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넥스트BT는 “마일스톤KN펀드 내 듀크코리아 지분 52%를 인수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인수금이 회사 자기자본의 10% 이하라 공시 대상이 아니어서 별도 공시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마일스톤KN펀드는 경남제약의 최대주주(지분율 12.48%)다. 마일스톤KN펀드에는 듀크코리아(최대 출자자, 65.05%)를 비롯해 하나금융투자(대표조합원, 34.6%), 코리아에셋투자증권(운용사, 0.3%) 등이 참여하고 있다.

넥스트BT는 경남제약을 인수해 건강기능식품을 넘어 제약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면역치료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과 신약원료 제조시설을 갖춘 관계사 바이오리더스와 경남제약의 생산공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넥스트BT가 강점이 있는 홈쇼핑·온라인 유통망 그리고 중국 상하이법인을 중심으로 경남제약의 레모나 해외 진출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경남제약 인수 선언한 넥스트BT…최대주주 될까
경남제약은 작년 12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지만, 지난 8일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추가 개선 기간(1년)을 부여받았다. 이후 경남제약은 회사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한 경영개선계획서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이 계획서에는 재무건전성이 담보된 우량 투자자를 유치해 최대주주를 변경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넥스트BT가 도전한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해석이다.

일부 펀드 투자자는 부정적

하지만 실제 넥스트BT가 경남제약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을지는 분명치 않다. 듀크코리아 지분을 인수했다 해도 마일스톤KN펀드 전체로 계산하면 넥스트BT 지분은 33.8% 정도다. 하나금융투자 지분에도 못 미친다. 넥스트BT 측은 “마일스톤KN펀드 내 다른 투자자 지분을 추가 매수하고 3월 중 계획돼 있는 경남제약의 65억원 규모 유상증자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듀크코리아 지분 인수도 아직은 확정된 게 아니다. 이날 넥스트BT의 발표에 따라 마일스톤KN펀드는 30일 운용사와 펀드 출자자(LP)들이 모여 조합원 총회를 열 계획이다.

넥스트BT 측은 “펀드 규약상 조합원이 지분을 양도하고자 할 경우 조합원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하나금융투자와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동의 여부에 따라 조합원 지위 여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넥스트BT는 여러 약재를 배합해 만든 건강식품 ‘황제 침향원’으로 알려진 업체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636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올렸다. 최대주주는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리더스이고, 바이오리더스 최대주주는 코넥스 상장사 티씨엠생명과학(10.34%)이다. 티씨엠생명과학 최대주주는 넥스트BT의 박영철 대표(11%)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