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강남3구 전세가율 역대 최저 추락…줄줄이 40%대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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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5년 3개월來 최저
송파구 첫 40%대…성북구 84.5→68.1%
송파구 첫 40%대…성북구 84.5→68.1%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5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와 동작구 등 입주가 몰린 지역의 전세가율은 조사 이래 최저 수준으로 집계됐다.
◆‘강남3구’ 전세가율 역대 최저
3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9.4%을 기록했다. 2013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국 평균인 71.1%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서울 전세가율은 2017년만 해도 70%대를 초중반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60% 선으로 내려앉은 뒤 11월부터 50%대에 진입했다. 작년까지는 매매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전세가격과 차이가 벌어졌다. 올 들어선 새 아파트 입주 충격으로 집값 하락폭보다 전셋값 하락폭이 더 커 전세가율이 추락하고 있다.
집들이가 몰린 강남3구 전세가율은 조사 이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강남구의 전세가율은 48.6%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개포지구에서 재건축을 마친 아파트들이 입주를 시작한 영향이다. 다음 달 ‘래미안블레스티지(1957가구)’를 시작으로 연내 3200여 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2014년 보금자리 입주를 제외하면 최근 10여 년 사이 가장 많은 입주 규모다. 인근 서초구(52.7%)와 송파구(49.9%) 역시 KB가 자치구별 전세가율을 조사한 2013년 4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송파구 전세가율은 2년 전만 해도 60% 중반을 웃돌았지만 지난 연말엔 처음으로 50%선을 밑돌았다. ‘송파헬리오시티(9510가구)’가 역대 최대 규모 집들이를 시작해서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평균 전세가격은 지난 10월 7억2777만원이었지만 이달엔 6억965만원(반전세 제외)으로 떨어져 6억원 선 붕괴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조건부 급전세 물건은 5억원 선 아래로도 왕왕 나온다.
잠실 일대에선 역전세난 우려도 나온다. 현재 전세가격이 2년 전 전셋값에 못 미쳐서다.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59㎡ 전세가격은 2년 전 6억 후반~최고 7억원 선이었지만 최근엔 6억원 초중반대다. 전세 만기가 도래하면 집주인이 새 세입자 보증금에다 자신의 돈을 보태 기존 세입자에게 내줘야한다. A공인 관계자는 “동남권 물량을 감안하면 내년이 역전세난이 심각할 것”이라며 “지난해엔 소형 면적대 전세도 7억원을 넘겨 거래된 게 많아 충격이 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갭 투자의 성지’도 옛말
강남3구 외에도 용산구(49.0%)와 영등포구(52.4%), 동작구(59.0%)의 전세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동작구는 지난해 가을만 해도 전세가격이 주간 0.40% 이상 상승하며 서울에서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그러나 11월 ‘아크로리버하임(1073가구)’ 입주 직후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주엔 -0.36%를 기록하면서 서울에서 가장 많이 내렸다.
전세가율이 80%를 웃돌아 갭 투자자들이 몰리던 지역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갭 투자의 성지’로 불리던 성북구 전세가율은 지난달 68.1%를 나타내 역대 최고이던 2016년 5월(84.5%) 대비 16.4%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전세보증금을 승계한 채로 6억원짜리 집을 산다면 과거엔 9300만원이 필요했지만 이젠 1억9000만원가량 필요해진 셈이다. 길음뉴타운 막차 물량인 ‘래미안길음센터피스(2352가구)’ 등 성북구에서만 6000가구 이상이 연내 집들이를 앞두고 있어 전세가격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변 중개업소들은 예상했다.
입주 물량이 많지 않아도 전세가율이 떨어진 지역도 많다. 1~2년 전 대비 20%포인트가량 내린 동대문구(62.7%)와 성동구(58.1%)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동안 전셋값이 거의 움직이지 않은 영향이다. 답십리동 ‘래미안위브’ 전용 84㎡의 매매가격은 지난해 연초 7억원 중후반대였지만 연말엔 1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세가격은 5억원 초중반대를 유지했다.
서울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중랑구(70.8%)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와 비교해 10%포인트가량 떨어지긴 했지만 서울에서 유일하게 70%선을 웃돌았다. 연간 매매가격 상승률이 9.0%로 서울 다른 지역보다 낮았던 데다 새 아파트 입주도 거의 없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서울에선 지난해보다 17% 정도 늘어난 4만3000여 가구가 입주하는 까닭에 전셋값 낙폭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입주 쇼크는 강남보다 강북이 더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강북은 새 아파트 입주가 진행되는 동안 전세수요 증가 요인이 없지만 강남은 재건축 이주가 줄줄이 이어진다”며 “잠실 미성·크로바와 진주아파트 이주가 주변 전세가격을 밀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강남3구’ 전세가율 역대 최저
3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9.4%을 기록했다. 2013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국 평균인 71.1%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서울 전세가율은 2017년만 해도 70%대를 초중반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60% 선으로 내려앉은 뒤 11월부터 50%대에 진입했다. 작년까지는 매매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전세가격과 차이가 벌어졌다. 올 들어선 새 아파트 입주 충격으로 집값 하락폭보다 전셋값 하락폭이 더 커 전세가율이 추락하고 있다.
집들이가 몰린 강남3구 전세가율은 조사 이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강남구의 전세가율은 48.6%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개포지구에서 재건축을 마친 아파트들이 입주를 시작한 영향이다. 다음 달 ‘래미안블레스티지(1957가구)’를 시작으로 연내 3200여 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2014년 보금자리 입주를 제외하면 최근 10여 년 사이 가장 많은 입주 규모다. 인근 서초구(52.7%)와 송파구(49.9%) 역시 KB가 자치구별 전세가율을 조사한 2013년 4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송파구 전세가율은 2년 전만 해도 60% 중반을 웃돌았지만 지난 연말엔 처음으로 50%선을 밑돌았다. ‘송파헬리오시티(9510가구)’가 역대 최대 규모 집들이를 시작해서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평균 전세가격은 지난 10월 7억2777만원이었지만 이달엔 6억965만원(반전세 제외)으로 떨어져 6억원 선 붕괴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조건부 급전세 물건은 5억원 선 아래로도 왕왕 나온다.
잠실 일대에선 역전세난 우려도 나온다. 현재 전세가격이 2년 전 전셋값에 못 미쳐서다.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59㎡ 전세가격은 2년 전 6억 후반~최고 7억원 선이었지만 최근엔 6억원 초중반대다. 전세 만기가 도래하면 집주인이 새 세입자 보증금에다 자신의 돈을 보태 기존 세입자에게 내줘야한다. A공인 관계자는 “동남권 물량을 감안하면 내년이 역전세난이 심각할 것”이라며 “지난해엔 소형 면적대 전세도 7억원을 넘겨 거래된 게 많아 충격이 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갭 투자의 성지’도 옛말
강남3구 외에도 용산구(49.0%)와 영등포구(52.4%), 동작구(59.0%)의 전세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동작구는 지난해 가을만 해도 전세가격이 주간 0.40% 이상 상승하며 서울에서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그러나 11월 ‘아크로리버하임(1073가구)’ 입주 직후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주엔 -0.36%를 기록하면서 서울에서 가장 많이 내렸다.
전세가율이 80%를 웃돌아 갭 투자자들이 몰리던 지역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갭 투자의 성지’로 불리던 성북구 전세가율은 지난달 68.1%를 나타내 역대 최고이던 2016년 5월(84.5%) 대비 16.4%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전세보증금을 승계한 채로 6억원짜리 집을 산다면 과거엔 9300만원이 필요했지만 이젠 1억9000만원가량 필요해진 셈이다. 길음뉴타운 막차 물량인 ‘래미안길음센터피스(2352가구)’ 등 성북구에서만 6000가구 이상이 연내 집들이를 앞두고 있어 전세가격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변 중개업소들은 예상했다.
입주 물량이 많지 않아도 전세가율이 떨어진 지역도 많다. 1~2년 전 대비 20%포인트가량 내린 동대문구(62.7%)와 성동구(58.1%)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동안 전셋값이 거의 움직이지 않은 영향이다. 답십리동 ‘래미안위브’ 전용 84㎡의 매매가격은 지난해 연초 7억원 중후반대였지만 연말엔 1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세가격은 5억원 초중반대를 유지했다.
서울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중랑구(70.8%)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와 비교해 10%포인트가량 떨어지긴 했지만 서울에서 유일하게 70%선을 웃돌았다. 연간 매매가격 상승률이 9.0%로 서울 다른 지역보다 낮았던 데다 새 아파트 입주도 거의 없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서울에선 지난해보다 17% 정도 늘어난 4만3000여 가구가 입주하는 까닭에 전셋값 낙폭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입주 쇼크는 강남보다 강북이 더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강북은 새 아파트 입주가 진행되는 동안 전세수요 증가 요인이 없지만 강남은 재건축 이주가 줄줄이 이어진다”며 “잠실 미성·크로바와 진주아파트 이주가 주변 전세가격을 밀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