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북부와 오대호 연안에 이번 주 체감온도 영하 40℃의 북극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보됐다고 미 CBS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한 가운데 일리노이 주지사가 주 전역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29일(현지시간) "생명을 위협할 수준의 겨울 폭풍이 앞으로 수일간 지속될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주 전역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혹한이 주민들의 웰빙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각 지자체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주민 안전을 챙기고 피해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 비상운영센터와 각 지역 응급센터는 비상대비체제에 들어간다. 직접적인 영향권에 드는 인구는 약 1000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시카고 지역 최저기온은 29일 -29.4℃, 30일 -30.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낮 최고기온도 29일 -14.4℃, 30일 -25℃를 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30일 체감기온은 -50℃를 밑돌 것으로 예보되면서 피해 정도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시카고 교육청(CPS)을 비롯한 일리노이 주 공·사립 학교들은 29일 오후부터 일정을 취소하고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시카고대학과 노스웨스턴대학을 비롯한 공·사립 대학들도 임시 휴교령을 내렸다.

시카고 도심의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시카고 연방법원)과 연방 제7 순회법원, 쿡 카운티 순회법원 등도 문을 닫고, 예정됐던 재판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미 중서부 항공 교통의 허브,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과 미드웨이공항에서는 28일 1천여 항공편이 결항된 데 이어 29일 오후 4시 현재 550편의 항공기 운행이 취소됐다.

한편 이번 한파의 원인은 이른바 '극소용돌이'(polar vortex)로 불리는 기상 현상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소용돌이란 북극 주변을 강하게 회전하는 소용돌이 바람을 말한다. 이 바람은 제트기류가 강하게 형성돼 있을 때는 북극 주변에 갇힌 채로 회전 운동을 한다.

이번 한파는 내달 1일부터 누그러져 2일부터 영상 기온을 회복할 전망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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