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인 "살처분은 받아들이지만, 제대로된 설명도 못들어 서운"

경기 안성 축산농가 2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예방적 살처분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식같이 키운 소를 예방적 살처분하게 된 축산인들은 안성시로부터 제대로 된 설명조차 듣지 못했다며 서운함을 호소하고 있다.
"일방적 살처분 통보"…안성시 대응에 축산인 '섭섭'
30일 안성의 한 구제역 발생지에서 만난 축산인 A씨는 "전날 밤늦게 시에서 전화가 걸려와 '내일 살처분하러 가니 아침에 준비해달라'는 통보만 들었다"며 "가축 전염병은 국가적인 사안이니만큼 살처분하게 되는 건 받아들이겠지만, 어떤 이유에서 얼마나 살처분하게 되는지 제대로 설명이라도 들었다면 이렇게 서운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축산인 B씨도 "위험하니 살처분해야 한다는 짧은 통보에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다"며 "살처분하게 된 것도 마음이 아픈데 안성시의 일방적인 통보는 더 상처가 됐다"고 말했다.

축산인들은 혈청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조차 받아보지 못한 채 살처분 대상이라는 일방적인 통보만 받았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살처분 명령은 지자체장이 판단해 조치할 수 있으나, 생계가 달린 일인 만큼 자세한 설명과 설득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축산인 C씨는 "오늘 아침에 종이 쪼가리 한장(살처분 명령서) 내밀더라"며 "남들이 보기엔 전염병 위험이 있는 동물이겠지만, 축산인들에겐 자식이나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관련 규정에 따라 전염병 발병 시 가축 살처분은 지자체장이 판단해 명령할 수 있다.

다만 지자체장은 현장 상황과 위험성을 근거로 축산위생연구소와 협의해 살처분 명령을 결정한다.

이에 대해 안성시 관계자는 "대상 농가에 전화를 걸어 '구제역 발생 농가 주변 우제류 혈청검사를 했는데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살처분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며 "조심스럽게 말씀드렸고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하는데, 입장을 바꿔 놓고 보면 그렇게(서운하게) 받아들였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방적 살처분 통보"…안성시 대응에 축산인 '섭섭'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