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부인 이순삼 씨(왼쪽)와 함께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부인 이순삼 씨(왼쪽)와 함께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내 모든 것을 던져 당 재건과 정권 탈환에 앞장서겠다”며 차기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작년 6월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사퇴한 지 7개월 만의 중앙 정치 무대 복귀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이은 홍 전 대표의 출마로 내달 27일 치러지는 전당대회가 보수 진영 대권 잠룡들의 전초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자신의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를 열고 “지난 7개월간 국민, 당원과 직접 소통해보니 ‘홍준표가 옳았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다시 한번 전장에 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할 우리 당이 여전히 특권 의식과 이미지 정치에 빠져 ‘도로 친박(친박근혜)당’ ‘도로 탄핵당’ ‘도로 병역 비리당’이 되려 한다”고 지적했다. 유력 당권 주자이자 박근혜 정부 당시 총리를 지낸 황 전 총리가 병역 면제 관련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홍 전 대표는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을 동시에 겨냥해 “정치 생명을 걸고 당원들과 악전고투할 때 차갑게 외면하던 분들이 이제 와서 당을 수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황 전 총리와 비교해 어떤 강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번 전당대회의 초점은 황 전 총리와 나 둘 중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홍준표의 재신임을 묻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전 총리는 청주지검에서 함께 근무한 반듯한 공무원이지만 정치인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당을 정예화하고, 보수 우파의 모든 인적자산을 모아 내년 총선과 2022년 대선을 압도적 승리로 이끌겠다”고 했다. 그는 작년 말까지만 해도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는 쪽에 무게를 뒀으나, 지난 15일 황 전 총리가 입당과 동시에 당대표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생각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대표의 출전으로 2·27 한국당 전당대회 구도는 홍 전 대표와 황 전 총리, 오 전 시장 간 3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한국당 한 중진 의원은 “홍 전 대표는 인파이터 기질을 살려 대세론을 탄 황 전 총리를 ‘탄핵·친박 프레임’에 가두는 데 전력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중간에 낀 오 전 시장이 다소 묻혀 황·홍 양강 구도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당내 차기 대권 주자들의 총출동으로 전당대회 전후 당 지지율이 오르는 컨벤션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황 전 총리는 이날 “홍 전 대표는 한국당의 귀한 인적 자원”이라며 “한국당을 키우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막기 위해 그와 힘을 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헌형/박종필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