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내장메모리 'TB 시대' 열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1테라바이트(TB)급 모바일 메모리 반도체’ 시대를 열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프리미엄 노트북의 내장 메모리(512GB)보다 두 배 큰 용량이다. 다음달 전 세계에 공개될 갤럭시S10 등 삼성전자의 주요 전략 스마트폰에 장착될 것으로 알려져 정보기술(IT)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0일 1TB급 스마트폰용 내장 메모리 ‘eUFS 2.1’(사진)을 양산한다고 밝혔다. 5세대 512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를 16단 적층하고 고성능 컨트롤러를 결합해 기존 제품과 동일한 크기에서 메모리 저장용량을 두 배 키웠다. 전 세계에서 1TB급 모바일 내장 메모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 1월 기존 제품과 규격이 전혀 다른 모바일용 메모리인 ‘eUFS 2.0’을 128GB급 용량으로 선보인 후 4년 만에 메모리 용량을 8배 키웠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할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의 최고 사양 모델에 이 메모리 제품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주요 스마트폰 제품 중 외장 메모리 카드 없이 1TB 메모리 용량을 지원하는 첫 제품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1TB는 3.7GB급 풀HD 영화 260편을 한 번에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속도는 노트북에 들어가는 내장 메모리보다 느리지만 용량은 노트북보다 더 커졌다.

임의 읽기와 쓰기 속도는 기존 제품인 512GB eUFS보다 최대 38% 향상됐다. 연속 읽기 속도는 메모리 용량을 늘리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마이크로SD보다 10배 이상 빨라졌다.

업계에서는 애플, 화웨이 등 경쟁사들도 ‘1TB급 메모리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1TB 내장 메모리를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공급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모바일 제조사들이 적기에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