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임랄디’가 유럽 출시 70여 일 만에 1670만달러(약 1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루에 2억6000만원어치가 팔린 셈이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올해 유럽에서만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임랄디', 유럽서 하루 2.6억원 팔렸다
29일(현지시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 마케팅 파트너사 바이오젠에 따르면 임랄디는 지난해 10월 출시 후 167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유럽에서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독일에서는 출시 첫 달에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62%로 1위에 올랐다. 유럽 전체로도 11월부터 2개월 연속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약 5조원 규모에 달하는 휴미라 시장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휴미라 시장에 도전장을 던질 때만 해도 바이오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베링거인겔하임,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뛰어든 상태여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휴미라는 연간 20조원어치가 팔리는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이다.

지금까지 유럽의약품(EMA)의 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만 5개 이상이다. 특허 만료를 앞두고 개발이 완료된 바이오시밀러가 많다는 점도 위협 요인이었다.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해 선점 효과를 노리는 퍼스트무버(시장개척자)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유럽에서 휴미라의 특허가 만료되자마자 암젠, 산도스, 마일란 등이 잇따라 제품을 출시하면서 마케팅 전쟁이 벌어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암젠보다 하루 늦게 제품을 출시했음에도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바이오젠의 마케팅 역량과 원활한 제품 공급망 구축 등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암젠과 산도스는 바이오시밀러 생산 시설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대규모 입찰 계약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바이오젠은 바이오시밀러에 집중해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바이오젠이 베네팔리, 플릭사비 등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를 유럽에 판매하면서 축적된 노하우가 발휘됐다는 평가도 있다. 바이오젠은 임랄디 출시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3종을 유럽에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성분은 다르지만 류머티즘 관절염 등 적응증이 비슷해 교차 처방이 가능하다.

베네팔리와 플릭사비를 처방하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지난해 유럽에서 베네팔리 매출은 4억8520만달러(약 534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고 플릭사비는 전년 동기 대비 380% 늘어난 4320만달러(약 47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