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투자 문턱' 낮아진다
코넥스 상장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일반 개인투자자가 걸어놓는 기본예탁금이 기존 1억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아진다. 코넥스 기업도 크라우드펀딩과 소액공모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고. 코스닥시장으로 이전할 때 걸림돌이 됐던 심사 규제는 대폭 완화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은 30일 장교동 서울시 청년일자리센터에서 코넥스 상장사 및 상장 예비기업 등과 토크콘서트를 하고 ‘코넥스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 위원장은 “창업기업의 ‘투자절벽’을 해소하기 위해 코넥스가 제 역할을 하도록 지원하겠다”며 “누구나 상장하고 싶고, 누구나 투자하고 싶은 시장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코넥스는 코스닥 상장 전 중소기업의 자금조달과 벤처 투자자금의 중간 회수를 지원하기 위해 2013년 개설됐다. 개장 후 코넥스시장의 외형은 커졌지만 유동성이 부족하고 신규 상장 기업이 줄어드는 등 ‘중소·벤처 생태계의 플랫폼’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코넥스 '투자 문턱' 낮아진다
금융위는 코넥스 활성화를 위해 우선 일반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현행 1억원에서 3000만원으로 대폭 낮추기로 했다. 2015년 코넥스 기본예탁금을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춘 뒤 4년 만의 추가 인하다. 개인투자자의 진입 장벽을 완화해 코넥스시장의 유동성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코넥스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비상장사만 가능한 크라우드펀딩을 코넥스 상장사엔 상장 후 3년간 허용하기로 했다. 개편작업 중인 소액공모 제도를 코넥스 기업에도 적용해 단계적으로 최대 100억원까지 조달할 수 있는 길을 터주기로 했다.

금융위는 또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할 때 적용되는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코스닥 상장 이전에 가장 큰 장애였던 질적 심사 중 기업계속성 심사와 경영안정성 심사를 일정 요건만 충족하면 면제해주기로 했다. 그동안 코스닥 상장 심사 탈락의 70% 정도가 기업계속성 심사에서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로 이전 상장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란 게 금융위 측 설명이다. 또 적자 기업이라도 시가총액이 2000억~3000억원 이상이고 500명 이상 소액주주를 확보하면 코스닥으로 신속 이전 상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외에도 코넥스 상장 신청 기업엔 자문인(증권사) 추천 시 외부감사인 지정을 면제해주고 표준감사시간을 조정하는 등 회계감독 부담을 낮춰주기로 했다. 벤처캐피털 등 기관투자가가 인수합병(M&A) 또는 투자 회수를 하기 쉽도록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에 적용되는 가격제한폭도 ±15%에서 ±30%로 확대하기로 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예탁금 완화와 유동성 확대를 위한 정책도 필요하지만 신뢰성과 성장성 있는 기업을 발굴하는 것을 지원하는 정책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정/김진성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