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한국노총이 이끌겠다"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사진)이 3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불발은 너무 아쉽고 안타깝다”며 “경사노위는 이제 힘들더라도 한국노총이 이끌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대화 잠정 중단을 선언했던 한국노총이 ‘민주노총 사태’를 계기로 경사노위 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결정 불발을 보는 단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사회적 대화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는 긴 호흡”이라며 “노조가 파업을 통해 힘을 보여주는 단기간의 승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노총의 결정은 아쉽지만 존중돼야 할 의사표현”이라면서도 “사회적 대화가 지속돼야 하는 이유는 노동의제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의제들에 대해 2000만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역사적 필요와 책무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높은 연봉을 받고 안정적인 사업장에 속해 있으면서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복귀를 반대한 금속노조와 공공운수노조 등 강경파들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노총은 지난 28일 ‘2019 정기대의원 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방안을 담은 사업계획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강경파의 반대로 부결됐다.

김 위원장은 “노사정 합의를 해도 노조 요구안이 100% 보장되지 않고, 완전히 만족하지 않지만 그렇게 사회는 한 걸음씩 진보하는 것”이라며 “1999년 민주노총이 탈퇴하고 20년간 사회적 대화의 가치를 한국노총이 혼자 지켜오면서 욕도 많이 먹었지만 돌이켜보면 역사는 전진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등 노동관계법 개편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현재 경사노위 판은 매우 위험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개별 쟁점과제를 ‘바터(주고받기)’식으로 마무리하려면 노사 아무도 합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28일 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에서 사용자 추천 공익위원들이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등의 의견을 내놓은 데 반발해 31일 예정된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