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시장, 정치권·시도민 전폭 지원 업고 직접 나서 성사 임금을 줄이고 일자리를 늘리는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결실을 보게 됐다.
광주시는 30일 시청에서 노사민정협의회를 열고 광주시와 현대자동차 간에 진행됐던 투자 협상에 대한 경과보고와 심의를 벌여 협약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민선 6기에 시작돼 4년이 넘는 기간을 끌며 그동안 협약식이 두 차례나 무산되는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광주형 일자리'가 첫발을 뗄 수 있게 됐다.
이 사업은 민선 6기 윤장현 광주시장의 핵심 공약으로 출발했다.
선거의 핵심 공약인 '노사민정(勞使民政) 대타협을 통한 일자리 1만개 창출'이 그 모태가 됐다.
윤 시장은 취임 뒤 곧바로 2014년 9월 전담 조직으로 사회통합추진단을 신설하고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위원장 출신인 박병규 씨를 영입했다.
광주형 일자리의 실체는 이듬해 8월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용역 보고서가 나오면서 구체화했다.
2016년 7월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사업 추진의 근거도 마련했다.
하지만 광주시의 지속적인 러브콜에도 현대차가 관심을 보인 것은 사실상 민선 6기 마무리 시점인 지난해 6월이었다.
현대자동차는 6월 1일 광주시에 완성차 공장 설립을 위한 지분투자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사실상 처음으로 이 사업에 참여를 현실화했다.
광주시는 현대차의 투자만이 사업 성공의 열쇠인 만큼 이를 실현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쟁점에 대한 의견 차이가 드러나면서 지난 6월 19일 예정된 현대차와의 투자 협약식이 연기됐고 사업 추진은 급제동이 걸렸다.
'좋은 일자리 만들기'를 민선 7기 최대 공약으로 내건 이용섭 시장이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협상 타결까지는 그 여정이 녹록지 않았다.
노사민정의 한 축인 노동계는 민주노총이 빠진 한국노총만이 참가해 애초부터 불안한 출발을 해야만 했다.
지난해 9월에는 한국노총이 적정임금 수준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협상 불참을 선언하는 등 무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어려운 자동차 산업과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열망과 기대 속에 사회단체, 시민, 학생 등 각계각층이 사업 추진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면서 꺼져가는 불씨가 되살아났다.
10월에는 노동계가 참여한 협의체인 '원탁회의'가 만들어지면서 사업 추진은 다시 힘을 얻고 속도를 냈다.
광주시는 지난해 11월 노동계 의견을 반영해 만든 협약서를 토대로 시·노동계·전문가가 참여한 '투자유치추진단'과 협상단을 꾸려 현대차와 협상에 돌입했다.
민주노총과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 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협상은 지난해 11월 27일 지역 노동계가 협상 전권을 광주시에 위임하면서 극적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협상단은 현대차 요구를 수용하면서 접점을 찾아 12월 4일 현대차와 사실상 극적인 합의를 끌어냈다.
하지만 협약식을 하루 앞두고 협상 잠정합의안에 '단체협약 유예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동계가 반발하면서 막바지에 무산되고 말았다.
이 협약안에는 광주 완성차 공장이 차량 35만대를 생산할 때까지 단체협약 유예를 의미하는 내용이 포함돼 노동계가 삭제를 요구했다.
광주시는 결국 이용섭 시장이 직접 협상단장을 맡아 협상에 나서면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최근 협상에서 마지막 쟁점이 된 '임금·단체협상 유예' 조항에 대해 절충점을 찾고 잠정합의안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의 주장대로 이 조항이 임단협 유예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내용을 추가하면서 양측의 동의를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