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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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 증시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으로의 외국인 투자 러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서다.

31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2% 소폭 내렸다. 장 초반 강세를 보이던 지수는 현재 기관 투자자들의 순매도세가 나오면서 잠시 주춤한 모양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강한 순매수세를 보이는 중이다. 1271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는 일제히 뛰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34.90포인트(1.77%) 오른 25,014.8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1.05포인트(1.55%) 오른 2681.0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4.79포인트(2.20%) 급등한 7183.08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Fed가 현행 연 2.25~2.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글로벌 주식시장은 환호했다. Fed는 성명에서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발휘할 뜻을 밝히고 '추가적·점진적인 금리 인상'이라는 금리정책 문구를 삭제해 향후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Fed가 공식적으로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자산 축소 조기 종료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며 "이는 한국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증시 반등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초 이후 증시의 상승을 이끌어 온 외국인 투자가 이탈할 우려도 사그라들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이가 더 크게 벌어지지 않은 덕분이다. 통상 국제 투자자금은 금리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이동한다. 당초 국내증시에서는 한국의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 금리동결로 외국인 유동성이 장기적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 4분기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진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은 약세를 보였다"며 "반면 올해는 금리 인상 속도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연초 이후 발생하며 주가가 올랐는데 그 기대감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변수는 미·중 무역협상이다. 이날부터 미국과 중국은 이틀간 고위급 무역협상을 개시한다. 다만 무역협상 타결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나오면서 증시 반등세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온다. 미국 측이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관계사 2곳,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 부회장을 금융사기 등의 혐의로 전격 기소하면서 협상 불확실성이 커져서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화웨이발 미중 갈등에 양국간 무역협상에 대한 경계감은 잔존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화웨이 기소에 대해 무역협상과는 별개의 이슈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호재가 됐고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이어진 점이 여전히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