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두 창업자 빈틈 메운 슈밋, '구글 제국' 완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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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스토리
데이비드 A 바이스, 마크 맬시드 지음
우병현 옮김 / 인플루엔셜 / 512쪽│2만5000원
데이비드 A 바이스, 마크 맬시드 지음
우병현 옮김 / 인플루엔셜 / 512쪽│2만5000원
수많은 경영서에 교과서처럼 등장하는 기업이 있다. ‘구글’이다. 《구글 스토리》는 구글의 성공신화와 경영전략에 대한 단편적인 소개를 넘어 탄생부터 성공과 실패, 수많은 구글 프로젝트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다. 2005년 처음 출간된 뒤 지난해 구글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새단장했다. 20년 전 월세 1700달러짜리 집 차고에서 출발한 회사는 연 매출 125조원, 시가총액 900조원, 고용 직원만 9만 명에 달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저자인 데이비드 A 바이스는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이다. 1990년 언론인에게 가장 영광스러운 상으로 여겨지는 ‘퓰리처 상-해설보도부문’을 받았다. 그는 두 창업주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밋 등 구글 핵심 인사 150여 명을 직접 인터뷰했다. 기자의 시각으로, 영웅담을 전하기보다는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구글 신화를 추적해간 노력이 보인다.
26개로 구성된 각 장은 ‘지메일’, ‘유튜브’, ‘딥마인드’ 등 구글의 주요 비즈니스와 핵심 프로젝트들을 각 상황과 시기로 나눠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어느 장을 펼쳐 들어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사악해지지 말자’는 구글의 독특한 기업 이념이야말로 창업자들의 성장 과정을 비롯해 구글 사업 전반을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소비에트 연방의 망명자 2세인 브린과 노동 및 평등의 가치를 배우고 자란 페이지가 사회 문제에 천착하면서 이를 과학 기술로 풀어보고자 했던 의지가 강했다는 설명이다.
책의 백미는 9장 ‘CEO 에릭 슈밋’이다. ‘사회적 이상주의자와 지독한 현실주의자’라는 부제로 설명되듯 이 장에선 슈밋이 두 창업자와 끊임없이 갈등하면서도 끝내 구글에 참여해 ‘트리오 경영체제’의 기틀을 세우는 과정을 다뤘다. 검색엔진과 사용자에게만 집중하면서 정작 내부 경영엔 소홀했던 점을 인지한 두 사람이 슈밋을 영입해 이를 단숨에 보완해 ‘창업자 중심 기업구조’를 다지게 되는 결정적 장면이다. 이를 통해 투자자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혁신 메커니즘을 지속하려는 그들만의 생존 의지를 이어갈 수 있었다.
책은 개인정보 침해나 인공지능의 윤리적 문제 등 구글이 처한 딜레마에 대한 질문도 놓치지 않는다. 이렇듯 구글이라는 기업이 걸어온 길을 통해 하나의 산업과 사회 전반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은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저자인 데이비드 A 바이스는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이다. 1990년 언론인에게 가장 영광스러운 상으로 여겨지는 ‘퓰리처 상-해설보도부문’을 받았다. 그는 두 창업주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밋 등 구글 핵심 인사 150여 명을 직접 인터뷰했다. 기자의 시각으로, 영웅담을 전하기보다는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구글 신화를 추적해간 노력이 보인다.
26개로 구성된 각 장은 ‘지메일’, ‘유튜브’, ‘딥마인드’ 등 구글의 주요 비즈니스와 핵심 프로젝트들을 각 상황과 시기로 나눠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어느 장을 펼쳐 들어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사악해지지 말자’는 구글의 독특한 기업 이념이야말로 창업자들의 성장 과정을 비롯해 구글 사업 전반을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소비에트 연방의 망명자 2세인 브린과 노동 및 평등의 가치를 배우고 자란 페이지가 사회 문제에 천착하면서 이를 과학 기술로 풀어보고자 했던 의지가 강했다는 설명이다.
책의 백미는 9장 ‘CEO 에릭 슈밋’이다. ‘사회적 이상주의자와 지독한 현실주의자’라는 부제로 설명되듯 이 장에선 슈밋이 두 창업자와 끊임없이 갈등하면서도 끝내 구글에 참여해 ‘트리오 경영체제’의 기틀을 세우는 과정을 다뤘다. 검색엔진과 사용자에게만 집중하면서 정작 내부 경영엔 소홀했던 점을 인지한 두 사람이 슈밋을 영입해 이를 단숨에 보완해 ‘창업자 중심 기업구조’를 다지게 되는 결정적 장면이다. 이를 통해 투자자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혁신 메커니즘을 지속하려는 그들만의 생존 의지를 이어갈 수 있었다.
책은 개인정보 침해나 인공지능의 윤리적 문제 등 구글이 처한 딜레마에 대한 질문도 놓치지 않는다. 이렇듯 구글이라는 기업이 걸어온 길을 통해 하나의 산업과 사회 전반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은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