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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재판을 대하는 민주당의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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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서 지식사회부 기자 cosmos@hankyung.com
    [취재수첩] 재판을 대하는 민주당의 이중성
    “국가정보원 특별활동비 재판 등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유죄가 선고된 것은 인과응보다.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

    지난해 7월 20일 더불어민주당이 대변인 명의로 내놓은 브리핑 제목이다. 민주당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징역 8년형을 받은 것은 사필귀정”이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선고는 지극히 예상 가능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8년형을 선고한 사람은 성창호 부장판사였다. 지난 30일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댓글조작 혐의에 징역 2년의 실형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한 판사다.

    성 부장판사를 바라보는 민주당의 시각은 불과 반 년 새 완전히 바뀌었다. 이재정 대변인은 “정해놓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증거가 부족한 억지 논리를 인정해 최악의 판결을 내렸다”고 혹평했다. 민주당은 김 지사를 구속한 성 부장판사를 ‘적폐’로 몰아붙이고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법과 양심에 따라야 할 판결이 보신과 보복의 수단이 되고 있다”며 “양승태 적폐사단이 벌이는 재판 농단을 빌미 삼아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려는 시도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구속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법농단의 핵심이기 때문에 양 전 대법원장 밑에서 비서진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성 부장판사를 믿을 수 없다는 주장도 편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실체가 드러나자 사법부 요직을 장악하고 있는 양승태 적폐사단이 조직적 저항을 벌이고 있다”는 자체 논리다.

    민주당의 이런 모습에 법조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판결이 유리할 땐 존중한다고 했다가, 불리하게 나오니까 판사 개인에게 비난을 쏟아내는 행태를 보면서 누가 사법 불신을 조장하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어느 판결이든 불이익을 받는 당사자는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지금의 상황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급한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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