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9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통계청이 ‘경기 하강’ 여부를 판단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통계청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는 것을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진입하는 근거 중 하나로 보고 이후 경기전환점(정점~저점)을 설정해왔다. 현재는 2013년 3월을 경기 저점으로 설정한 2016년 6월이 마지막 판단이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8년 1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4월부터 9개월 연속 하락해 12월 98.1까지 떨어졌다. 내수출하지수와 광공업생산지수 등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동행지수 9개월 연속 하락은 외환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1997년 9월~1998년 8월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통계청은 3월 발표되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잠정치 등의 지표를 분석해 경기 전환점 설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2월 말이 되면 연초 잠정치로 발표된 작년 경제지표의 통계 수치를 보정한 확정 수치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4월 통계 분석을 거쳐 경제 상황을 검토해 경기 전환점 여부에 대한 잠정안을 작성하고, 5월부터 이에 대한 외부 전문가 의견 수렴에 들어갈 전망이다. 전문가 의견이 큰 논란 없이 한쪽으로 향하면 6월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은 경기가 2017년 5월을 정점으로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13일 발표한 1월 경제동향에서 현재 경기 흐름을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한 게 대표적이다. 통계청도 2017년 5월을 경기 정점으로 설정할 확률이 높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2분기 언저리가 경기 정점으로 추정된다”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공식적인 경기 하강 판단을 하겠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경기 하강을 ‘공식’ 확인하면 정부는 이를 근거로 재정지출 확대와 금리 인하 등 경기 부양에 나서게 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