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쾌적하고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망(網) 사용료를 좀 더 아껴보자’와 같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3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SK브로드밴드와 통신망 사용료 지급 계약을 타결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에 2년 동안 상당한 규모의 돈을 내기로 했고,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2년씩 자동 연장하기로 했다. 이는 구글, 넷플릭스 등이 ‘무임승차’라는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망 사용료 납부를 거부하는 것과 정반대여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외 인터넷 업체들은 국내 기업에 비해 규제를 덜 받고, 세금도 덜 내고, 망 사용료도 안 내는 ‘역차별의 혜택’을 누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페이스북이 ‘다른 행보’를 펴기 시작해 눈길을 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들은 “구글이나 넷플릭스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페이스북은 올해부터 한국을 포함한 모든 해외지사에서 각각 올린 광고 등의 매출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세금 회피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 본사 차원에서 내린 ‘특단의 조치’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경기 성남 판교에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원시설 ‘이노베이션 랩’을 아시아 최초로 열었다. 경찰청과 손잡고 위치정보 기반의 ‘미아 실종 경보’를 운영하고, 청소년의 올바른 인스타그램 사용법을 담은 교육 지침서를 한글로 만들어 배포하는 등 ‘이미지 개선’에 바짝 신경쓰는 모습이다.

넷플릭스는 한때 통신사들의 망 사용료 계약 요구에 긍정적 답변을 보냈지만, 몇 달 전부터 부정적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월 30만 명 선이던 국내 이용자가 12월 130만 명에 육박(와이즈앱 추산)하는 등 인기가 ‘급상승’하자 태도가 돌변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넷플릭스코리아는 지난 24일 한국 취재진을 모아 기자회견을 열고도 망 사용료나 규제에 대한 질문엔 답을 거부했다.

구글은 지역별 매출을 미국, 유럽·중동·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 기타 식으로 뭉뚱그려 발표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직원 수조차 ‘영업기밀’이라며 공개하지 않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