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하체
가격 인상과 옵션은 단점
기아자동차가 지난달 24일 내놓은 박스카 ‘쏘울 부스터’를 직접 타본 느낌이다. 6년 만에 완전 변경(풀 체인지)된 모델이다. 새 심장(엔진)을 달고 각종 안전‧편의 사양까지 폭넓게 강화했다.
특히 귀여운 박스카 이미지가 강했던 이전 모델과 달리 동력 성능을 강조하고 있다. ‘부스터’란 별명도 붙였다. 이 단어는 ‘증폭시키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 부스트(boost)의 명사형으로 ‘추진제’란 의미가 담겼다.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하자 쏘울 부스터는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가속 페달을 밟자 빠르게 속도가 올라갔다. 시속 100㎞를 넘어가도 쭉쭉 뻗는 가속력을 보여줬다. 가솔린 1.6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204마력과 최대 토크 27.0㎏f·m의 힘을 낸다.
기자가 과거 몰았던 더 뉴 쏘울(2세대)보다 민첩한 움직임을 보였다. 더 뉴 쏘울은 굼떠 답답한 측면이 컸다. 도심에서만 주행하기 적합한 차였다.
그러나 쏘울 부스터는 ‘달리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다. 운전대를 잡으면 전 모델에 비해 72마력 높아졌음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 다만 고속 구간에서는 힘이 조금 달리는 느낌도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단단한 하체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급격한 코너 등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자랑했다. 타보니 달라지긴 달라졌다.
서스펜션(충격 흡수장치)은 주행 직결감과 편안한 승차감 사이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커플드 토션빔이지만 설계를 최적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어비를 조절해 가속 응답성을 높인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는 저속 주행 시 ‘꿀렁’거림이 적었다. 평소 타는 차가 2018년식 i30라서 비교하기가 쉬웠다. 쏘울 부스터는 i30, K3 GT 등과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이 같다. 내외관 디자인은 한층 젊어졌다. 우선 몸집이 더 커졌다. 전장(길이)이 4195㎜, 전폭(너비) 1800㎜, 전고(높이)가 1615㎜다. 휠베이스(축거)는 2600㎜다.
전면부는 수평으로 이어지는 주간주행등과 날렵한 풀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 대형 인테이크 그릴이 돋보였다. 측면부 C필러(옆유리에서 뒷유리로 이어지는 부분)엔 쏘울 영문명(SOUL)을 넣었다.
후면부는 지붕(루프)을 감싸는 형태의 리어램프, 뒷면 하단 가운데 배기구가 있는 ‘센터 머플러’가 자리잡고 있다.
실내 공간은 음악과 연동한 조명 ‘사운드 무드 램프’, 10.25인치 디스플레이가 특징이다. 내비게이션 길안내 뿐 아니라 음악 재생 등 여러 기능을 분할 화면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아래가 평평한 D컷 스티어링 휠(운전대), 동그란 송풍구 등 작은 부분 하나하나 신경을 썼다.
아쉬운 점은 언제나 그렇듯 ‘옵션(선택 사양)’과 ‘가격’이다. 우선 최하위 트림(세부 모델)이 200만원가량 비싸졌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는 기본사양에서 빠졌다.
기아차가 강조한 10.25인치 디스플레이는 최상위 모델조차 최소 123만원(내비게이션·헤드업 디스플레이 포함)을 더 줘야 한다. 사운드 무드 램프와 4.2인치 컬러 계기판의 경우 231만원짜리 선택 사양을 골라야 한다,
쏘울 부스터의 판매 가격은 세부 모델별로 1914만~2346만원이다. 7영업일간 진행된 사전 계약 건수는 4000여 대로 집계됐다. 연 판매 목표는 2만 대다.
주행 성능 : ★★★★☆
편의 사양 : ★★★★☆
연료 효율 : ★★☆☆☆
디자인 : ★★★★☆
가성비 : ★★☆☆☆
총 평점 : ★★★★☆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