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금리인상' 지우고 '인내' 공식화…당분간 동결 이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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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자산 축소' 감속도 예고…"원하는 것 다 얻었다" 월스트리트 '환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완연하게 돌아선 모습이다.
아직 통화완화까지 전망하기는 섣부르지만, 지난 2015년 말부터 시동 걸린 통화긴축 정책은 3년여 만에 종착점에 다가서는 분위기다.
연준은 30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거쳐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FOMC 성명서에 '점진적인 추가 금리인상' 문구를 넣지 않았다.
연준은 2015년 '제로 금리' 정책 종료를 선언한 후 지금까지 9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지난해에만 4차례 인상을 단행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가시화하는 올해에도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퍼지자, 분명하게 '비둘기파 색채'를 드러낸 것이다.
또 다른 긴축 카드인 '보유자산 축소'도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시장으로서는 두 가지 선물을 한꺼번에 받아든 셈이다.
경제매체 CNBC 방송은 "금융시장으로서는 원했던 것들을 모두 얻었다"고 평가했다.
◇ FOMC 단골문구 '점진적 추가인상' 삭제
연준은 FOMC 성명서에서 '점진적인 추가 금리인상'(further gradual increases)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그동안 FOMC의 성명서에 고정적으로 반영됐던 문구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성명서에서 일부(some)라는 수식어를 추가하는 절충안으로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달랬지만, 이번에는 아예 문구 자체를 없앤 것이다.
그 대신에 향후 금리 조정에서 "인내심(patient)을 갖겠다"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연준 수뇌부들이 연말·연초 잇따라 언급했던 '인내심'이라는 키워드를 공식화한 것으로, 금리 인상을 최대한 미루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앞서 파월 의장은 올 초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지켜보면서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고, 며칠 뒤 '이코노믹 클럽' 오찬 대담에서는 "지금은 인내하면서 탄력적으로 (경제 상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망할 시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애매모호한 표현을 앞세우는 중앙은행의 성명서로서는 꽤 명료한 어조로 긴축 종료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연준이 금리 인상의 중단을 시사했다"고 평가했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금리인상 중단의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논거가 다소 약해졌다"면서 "현재 기준금리는 FOMC가 평가하는 중립금리 범위 내에 있다"고 말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 또는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을 말한다.
일종의 연준 목표치로도 볼 수 있다.
즉, 기준금리가 이미 목표 범위에 도달했다는 뜻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또다른 '긴축카드' 보유자산 축소도 늦출 듯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보유자산 축소'다.
연준은 이례적으로 별도로 공개한 성명서에서 "보유자산 축소(대차대조표 정상화) 프로그램을 조정할 수 있다"면서 "기존의 가이던스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충분한(ample) 준비자금이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매각해 자신의 자산을 축소함으로써 시중에 풀린 달러화를 회수하는 긴축프로그램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는 1조 달러에 미치지 못했던 연준 보유자산은 이른바 '양적 완화'(QE) 정책을 거치면서 4조5천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연준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보유자산 정상화에 나섰고,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다시 사들이지 않는 방식으로 매달 최대 500억 달러어치를 줄여왔다.
이런 방식으로 연준 보유자산은 최대 5년에 걸쳐 1조5천억~3조 달러 규모까지 줄어들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해왔다.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를 통한 긴축의 속도도 조절하겠다는 것은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한 '비둘기파 FOMC'의 정책 기조와도 맥이 닿은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보유자산 축소 일정과 관련, "끝낼 적절한 시점을 평가하고 있다"며 "예상보다 큰 보유자산 규모에서 빨리 끝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11월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대략 3~4년에 걸쳐 정상적인 규모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한층 시장에 우호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증시 일제히 '환호'…채권값도 오름세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434.90포인트(1.77%) 상승한 25,014.8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41.05포인트(1.55%) 오른 2,681.0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4.79포인트(2.20%) 급등한 7,183.08에 마감했다.
시장 일각에서 기대하는 '금리 인하'까지는 아니지만, 최소한 현재의 기준금리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동결론이 힘을 얻으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되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채권값은 크게 올랐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국 국채수익률은 장중 0.06%포인트가량 급락한 2.51%선에 거래됐다.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도 장중 0.04%포인트 안팎 하락세를 보였다.
미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통상 달러화 가치는 기준금리 움직임에 연동된다.
/연합뉴스
아직 통화완화까지 전망하기는 섣부르지만, 지난 2015년 말부터 시동 걸린 통화긴축 정책은 3년여 만에 종착점에 다가서는 분위기다.
연준은 30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거쳐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FOMC 성명서에 '점진적인 추가 금리인상' 문구를 넣지 않았다.
연준은 2015년 '제로 금리' 정책 종료를 선언한 후 지금까지 9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지난해에만 4차례 인상을 단행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가시화하는 올해에도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퍼지자, 분명하게 '비둘기파 색채'를 드러낸 것이다.
또 다른 긴축 카드인 '보유자산 축소'도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시장으로서는 두 가지 선물을 한꺼번에 받아든 셈이다.
경제매체 CNBC 방송은 "금융시장으로서는 원했던 것들을 모두 얻었다"고 평가했다.
◇ FOMC 단골문구 '점진적 추가인상' 삭제
연준은 FOMC 성명서에서 '점진적인 추가 금리인상'(further gradual increases)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그동안 FOMC의 성명서에 고정적으로 반영됐던 문구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성명서에서 일부(some)라는 수식어를 추가하는 절충안으로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달랬지만, 이번에는 아예 문구 자체를 없앤 것이다.
그 대신에 향후 금리 조정에서 "인내심(patient)을 갖겠다"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연준 수뇌부들이 연말·연초 잇따라 언급했던 '인내심'이라는 키워드를 공식화한 것으로, 금리 인상을 최대한 미루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앞서 파월 의장은 올 초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지켜보면서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고, 며칠 뒤 '이코노믹 클럽' 오찬 대담에서는 "지금은 인내하면서 탄력적으로 (경제 상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망할 시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애매모호한 표현을 앞세우는 중앙은행의 성명서로서는 꽤 명료한 어조로 긴축 종료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연준이 금리 인상의 중단을 시사했다"고 평가했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금리인상 중단의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논거가 다소 약해졌다"면서 "현재 기준금리는 FOMC가 평가하는 중립금리 범위 내에 있다"고 말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 또는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을 말한다.
일종의 연준 목표치로도 볼 수 있다.
즉, 기준금리가 이미 목표 범위에 도달했다는 뜻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또다른 '긴축카드' 보유자산 축소도 늦출 듯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보유자산 축소'다.
연준은 이례적으로 별도로 공개한 성명서에서 "보유자산 축소(대차대조표 정상화) 프로그램을 조정할 수 있다"면서 "기존의 가이던스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충분한(ample) 준비자금이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매각해 자신의 자산을 축소함으로써 시중에 풀린 달러화를 회수하는 긴축프로그램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는 1조 달러에 미치지 못했던 연준 보유자산은 이른바 '양적 완화'(QE) 정책을 거치면서 4조5천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연준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보유자산 정상화에 나섰고,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다시 사들이지 않는 방식으로 매달 최대 500억 달러어치를 줄여왔다.
이런 방식으로 연준 보유자산은 최대 5년에 걸쳐 1조5천억~3조 달러 규모까지 줄어들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해왔다.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를 통한 긴축의 속도도 조절하겠다는 것은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한 '비둘기파 FOMC'의 정책 기조와도 맥이 닿은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보유자산 축소 일정과 관련, "끝낼 적절한 시점을 평가하고 있다"며 "예상보다 큰 보유자산 규모에서 빨리 끝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11월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대략 3~4년에 걸쳐 정상적인 규모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한층 시장에 우호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증시 일제히 '환호'…채권값도 오름세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434.90포인트(1.77%) 상승한 25,014.8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41.05포인트(1.55%) 오른 2,681.0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4.79포인트(2.20%) 급등한 7,183.08에 마감했다.
시장 일각에서 기대하는 '금리 인하'까지는 아니지만, 최소한 현재의 기준금리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동결론이 힘을 얻으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되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채권값은 크게 올랐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국 국채수익률은 장중 0.06%포인트가량 급락한 2.51%선에 거래됐다.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도 장중 0.04%포인트 안팎 하락세를 보였다.
미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통상 달러화 가치는 기준금리 움직임에 연동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