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회계사회장 "감사보수보다 회계투명성 고민할 때"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지금은 감사보수 증가를 얘기할 때가 아니라 어떻게 회계투명성을 제고해 시가총액 가치를 늘릴지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30일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한국공인회계사회 기자세미나에서 표준감사시간 제도 도입에 따른 감사보수 상승과 기업 부담 증가 우려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 회계투명성이 세계 꼴찌다 보니 주가가 많이 디스카운트됐다"며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알게 모르게 기업의 비용 요인이 되고 주가가 낮게 평가돼 재산상 손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 시가총액이 1천600조원 정도인데 회계투명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주가가 1%만 올라도 16조원이라는 국부 상승이 일어나지만, 상장법인 감사보수는 약 3천억원 정도로 감사보수가 100% 증가하면 3천억원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제도를 아무리 엄격하게 짜 맞춰도 플레이어들이 제도의 가치에 합의를 못 하면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며 "회계투명성을 지킴으로써 경제가 발전하고 국부가 증가한다는 데 합의하는 인식 수준의 제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표준감사시간은 감사 품질을 높이고자 외부감사 대상 기업을 대상으로 일정한 감사시간을 보장하는 제도로 작년 11월부터 시행된 개정 외부감사법에 근거한다.

회계사회는 최근 표준감사시간 제정안을 발표했으며 이에 대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최 회장은 "모두가 100% 만족하는 안은 있을 수 없지만 회계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대명제는 지켜져야 한다"며 "합의점을 잘 찾아 좋은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등록 공인회계사 40명 이상 회계법인만 상장사 외부감사를 맡도록 한 감사인 등록제 시행과 관련해서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40인 미달 회계법인들이 합병하고 있으며 회계법인 대형화 바람이 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감사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흡수할 수 있는 역량을 고려해 몸집에 맞는 수주를 하는 쪽으로 업계 질서가 잡혀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