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소형주 상승 가팔라…美경기 우려 완화 징후"
미국 1월 증시 성적, 30년 만에 최고…경기민감주 급등
지난해 말 크게 동요했던 미국 증시가 지난달 회복세를 보이면서 30여 년 만에 최고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704.10으로 마감됐다.

지난 한 달 동안 상승률은 7.87%로, 1월 상승률로는 1987년 이후 가장 높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6% 하락했으나 월간으로는 7.17% 올라 1989년 이후 가장 높은 1월 상승률을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월 한 달 동안 9.74% 뛰어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증시 회복을 이끈 것은 지난해 4분기 고전했던 은행주와 소형주로, 미국 경제와 연관된 부문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되살아났다는 징후라고 분석했다.

KBW 나스닥 은행지수는 지난달 1∼30일 14% 올라 역대 최고의 1월 상승률을 자랑했고 국내 경기를 많이 반영하는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지수도 10%가량 상승해 1987년 이후 최고의 1월을 보냈다.

개별 은행주의 가격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5%,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는 약 20%씩 올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둘기파 발언에 미국 고용시장의 강세, 적정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겹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경감된 것으로 풀이됐다.

BoA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를 하면서 "고객들을 통해 보는 관점에서 탄탄한 (미국) 성장을 강하게 전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 우려를 키울 만큼 줄었던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 차이가 다시 벌어지고 경제지표를 전문가 전망과 비교하는 씨티그룹 미국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가 2개월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영역에 들어서는 등 미국 경기 우려가 다소 완화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반면 미·중 무역협상 변수가 남은 와중에 중국 소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종목들은 전체 지수보다 상승세가 뒤처졌다.

5.5% 회복에 그친 애플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 우려는 덜었더라도 글로벌 경기 약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며 이런 점이 결국 미국 경제에도 해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세계 경제의 둔화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많고 그것이 모든 것의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