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전·지재권·무역장벽·적자감축·강제이행책 망라
"관세철회는 아직 논의 안 돼"…2월 중순 중국에서 협상 재개
美 USTR 대표 "중국과 더 구체적, 포괄적, 강제적 합의 원해"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미국 협상단을 이끈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총평을 내렸다.

AP통신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합의를 하려면 아직 일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의 지식재산 보호,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 중단, 농산물과 서비스 교역문제, 합의의 강제이행 장치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양측이 합의하더라도 합의에 대한 강제이행이 없다면 그 합의에 아무 가치가 없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의 요구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아직 범위나 심도에서 불만족스럽다는 입장도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의 목표가 무역 합의에 대한 중국의 약속을 더 구체적이고 포괄적이며 강제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에 논의된 협상의제라며 매우 포괄적인 목록을 적시했다.

그 의제에는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 방식 ▲중국 내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의 관세·비관세 장벽 ▲중국의 산업정보 사이버 절도 ▲수출보조금, 국영기업 등 중국의 시장 왜곡과 그에 따른 과잉생산이 포함됐다.

아울러 ▲미국 공산품·서비스·농산물의 중국 진입을 제한하는 시장진입 장벽과 관세의 제거 필요성 ▲미중 교역 관계에서 환율의 역할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규모 감축까지도 의제로 명시됐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워싱턴 DC에서 전날부터 이틀간 열린 이번 고위급 무역협상에서는 고율 관세를 철회하는 방안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중국의 양보 정도에 따라 미국이 무역 전쟁 중에 중국에 부과한 징벌적 관세를 전면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혀 기대를 모았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이 추가협상을 위해 미국 협상단의 2월 중순 중국 방문을 제안했다며 이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므누신 장관이 방중 협상단에 동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통해 정상회담을 제안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의 시한인 3월 1일 이전에 이에 응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사법처리는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미국 법무부는 미국 경쟁업체의 영업비밀을 훔치고 미국의 대이란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은행들을 속인 혐의 등으로 화웨이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화웨이 자회사 등을 기소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