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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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규모 법원인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로스쿨 1기 판사가 연수원 42기 판사보다 선배라고 결론지었다. 사법연수원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판사 사이의 ‘서열 다툼’이 시끄러운 가운데 전국 법원들의 ‘기수 교통정리’와 법원행정처 권고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사무분담위원회가 지난달 30~31일 이틀간 소속 판사들을 대상으로 사무분담 내규 개정에 관련된 온라인 투표를 실시한 결과 판사 총 237명이 참여, ‘로스쿨 1기 판사들의 변호사시험 합격일부터 시작되는 법조경력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문항에 과반수인 123명이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단독재판부 재판장이나 관사 배정 순서 등을 결정할 때 로스쿨 1기 판사를 연수원 41.5기로 대우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번 투표는 연수원 출신과 로스쿨 출신 판사들의 ‘서열 다툼’을 해결하기 위해 실시됐다. 로스쿨 1기는 2012년 3월 변호사 자격을 취득해 시기적으로 연수원 41기(2012년 1월 수료)와 42기(2013년 1월 수료) 사이에 ‘낀 기수’다. 당초 사무분담위는 로스쿨 출신은 변시 합격일을 기준으로, 연수원 출신은 연수원 수료일을 시작점으로 법조경력을 따져 대우하기로 했다. 그러나 연수원 42·43기 판사 50여 명이 “법조경력 정의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반발하며 수정안을 올렸고, 이에 맞서 로스쿨 1·2기 판사 20명이 반발하는 성명서를 내는 등 다툼이 벌어졌다.

‘로스쿨 1기=연수원 41.5기’로 정리한 중앙지법의 결정은 전국 법원들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판사 300여 명이 근무하는 최대 규모의 중앙지법이 결론을 어떤 방향으로 내릴 지 다른 법원들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었다. 올해 안에 행정처가 내놓을 예정인 권고안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지법 관계자는 “서열을 나누기 위한 투표라기 보다는 사무분담의 여러 기준을 정하는 과정의 일부”라며 “행정처 권고안이 나올 때까지 임시 적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