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이미 '데이트 강간 약물'
무색무취…몰래 타면 알수없어
복용 10분내 몽롱…의식 잃어
음료서 짠맛·비누맛 땐 뱉어내야
GHB는 모든 마약이 그렇듯 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하는 향정신성 약물입니다. 이 성분은 인체 중추신경계에도 소량 존재하고 자연적으로 합성되기도 합니다. 레드 와인에 L당 4.1~21.4㎎ 정도 들어 있고 소고기, 감귤류에서도 극미량 발견되고 있습니다. 마약으로 사용할 때는 인공합성된 GHB를 500㎎ 이상 투여하기 때문에 자연에 존재하는 양의 25배 이상이 체내에 유입되는 겁니다. GHB가 인체에 들어오면 GABA b수용체에 작용해 10~15분 이내에 기분이 좋아지고 술에 취한 듯한 상태가 됩니다. 근육이 풀리면서 동작이 서툴러지고 갑작스럽게 졸음이 쏟아지기도 합니다. 심하면 식은땀을 많이 흘리고 몸이 떨리거나 구토, 두통, 환각 등의 증상도 나타납니다. 술과 함께 먹으면 이런 증상은 더 심해집니다. 잠이 든 것처럼 보이지만 깨워도 일어나지 못하고 근육이 수축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문제는 GHB가 무색무취여서 몰래 음료에 섞었을 때 알아차리기 힘들다는 데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머리카락 등 신체에 성분이 남는 다른 마약과 달리 복용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소변으로 배출돼 증거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그나마 유일한 감별법이라면 짭짤한 맛이나 텁텁한 비누 맛이 날 수 있다는 정도입니다. 술을 별로 마시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취하는 것 같거나 몸이 이완되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의식을 잃기 전에 안전한 곳으로 몸을 옮기고 119나 경찰 등 믿을 만한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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