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北과 외교실패 땐 컨틴전시 필요"…美 '대북 플랜B'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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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가스 전면금수, 北돕는 中기업들 제재 등 추가 경제압박 조치 유력
'코피작전' 또는 지도부 제거 등 대북 군사옵션도 비상계획 포함 가능성 이달 말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 외교 해법 도출에 총력을 기울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돌연 '컨틴전시'(비상계획)를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월31일(현지시간)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만약 외교 과정이 실패한다면 우리는 컨틴전시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가 말한 컨틴전시란 긴급 사태에 대비한 비상 계획이라는 뜻을 가진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의 줄임말로 보인다.
북한과의 외교에 최우선으로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플랜 B'를 마련할 필요도 있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비건 대표가 곧 북한 측 카운터파트와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한 '압박용 카드'로 꺼내보였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비건 대표는 미국이 준비하는 비상 계획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 북미 관계가 드라마틱하게 출렁이는 과정에서 나온 미 언론들의 관련 보도를 살펴보면 몇 가지 시나리오를 유추할 수 있다. 미 인터넷 매체 '복스'는 북·미가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마치고 후속 협상에서 난항을 겪던 지난해 8월 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대화가 계속 답보 상태에 빠질 경우에 대비해 평양(북한)이 핵무기를 해체하게 만들기 위한 비상 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이미 마련해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을 경제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검토했다고 백악관과 가까운 소식통이 이 매체에 전했다.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전면적인 대북 석유·가스 금수 조치를 요구하고, 북한의 돈세탁을 돕는 중국의 기업과 은행들을 독자 제재하는 방안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고 한다.
이를 통해 '최대 압박' 전략의 수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경제 압박이 통하지 않는다면 2단계 비상 계획으로 군사 행동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재개와 확대로 '변죽'을 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유보됐던 을지프리덤이나 비질런트 에이스 등 대대적 규모의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펼쳐질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작년 6월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화하기 전까지 거론되던 '코피 전략' 등 대북 선제타격 구상을 다시 가다듬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코피 전략이란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 등 상징적 장소를 마치 상대방의 코피를 터뜨리듯이 제한적으로 공격하는 예방 차원의 타격을 말한다.
작년 초를 전후해 미군이 대북 무력 옵션을 점검했다는 외신 보도와 전언이 잇따랐다는 점도 트럼프 행정부의 비상 계획에 군사 행동이 포함될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작년 1월1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 등에서 북한과의 충돌에 대비한 군사 훈련이 조용히 진행됐다고 보도한 데 이어, 같은 해 2월28일에는 하와이에서 북한을 겨냥한 비밀 전시작전 계획 점검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맥 손베리 미 하원 군사위원장은 NYT 1차 보도 직후인 1월16일 기자들과 만나 미군이 북한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매우 진지하게 훈련을 수행하는 중"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군사 옵션과 관련된 것들을 매우 진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전해 이를 뒷받침했다.
'강경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취임 전인 작년 2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대북 선제타격은 "완벽하게 합법적"이라고 옹호한 적이 있다.
이런 무력 옵션 구상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지도부 제거 작전이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저명 저널리스트 밥 우드워드는 지난해 9월 출간한 저서 '공포: 백악관 안의 트럼프'에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미 중앙정보국(CIA)이 북핵 위협 제거를 위해 '맨 체인지'(지도자 교체)를 검토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 책에 따르면 미 공군은 2017년 10월17∼19일 북한과 지형이 유사한 미주리주 오자크에서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모의 공습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코피작전' 또는 지도부 제거 등 대북 군사옵션도 비상계획 포함 가능성 이달 말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 외교 해법 도출에 총력을 기울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돌연 '컨틴전시'(비상계획)를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월31일(현지시간)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만약 외교 과정이 실패한다면 우리는 컨틴전시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가 말한 컨틴전시란 긴급 사태에 대비한 비상 계획이라는 뜻을 가진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의 줄임말로 보인다.
북한과의 외교에 최우선으로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플랜 B'를 마련할 필요도 있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비건 대표가 곧 북한 측 카운터파트와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한 '압박용 카드'로 꺼내보였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비건 대표는 미국이 준비하는 비상 계획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 북미 관계가 드라마틱하게 출렁이는 과정에서 나온 미 언론들의 관련 보도를 살펴보면 몇 가지 시나리오를 유추할 수 있다. 미 인터넷 매체 '복스'는 북·미가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마치고 후속 협상에서 난항을 겪던 지난해 8월 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대화가 계속 답보 상태에 빠질 경우에 대비해 평양(북한)이 핵무기를 해체하게 만들기 위한 비상 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이미 마련해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을 경제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검토했다고 백악관과 가까운 소식통이 이 매체에 전했다.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전면적인 대북 석유·가스 금수 조치를 요구하고, 북한의 돈세탁을 돕는 중국의 기업과 은행들을 독자 제재하는 방안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고 한다.
이를 통해 '최대 압박' 전략의 수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경제 압박이 통하지 않는다면 2단계 비상 계획으로 군사 행동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재개와 확대로 '변죽'을 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유보됐던 을지프리덤이나 비질런트 에이스 등 대대적 규모의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펼쳐질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작년 6월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화하기 전까지 거론되던 '코피 전략' 등 대북 선제타격 구상을 다시 가다듬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코피 전략이란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 등 상징적 장소를 마치 상대방의 코피를 터뜨리듯이 제한적으로 공격하는 예방 차원의 타격을 말한다.
작년 초를 전후해 미군이 대북 무력 옵션을 점검했다는 외신 보도와 전언이 잇따랐다는 점도 트럼프 행정부의 비상 계획에 군사 행동이 포함될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작년 1월1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 등에서 북한과의 충돌에 대비한 군사 훈련이 조용히 진행됐다고 보도한 데 이어, 같은 해 2월28일에는 하와이에서 북한을 겨냥한 비밀 전시작전 계획 점검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맥 손베리 미 하원 군사위원장은 NYT 1차 보도 직후인 1월16일 기자들과 만나 미군이 북한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매우 진지하게 훈련을 수행하는 중"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군사 옵션과 관련된 것들을 매우 진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전해 이를 뒷받침했다.
'강경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취임 전인 작년 2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대북 선제타격은 "완벽하게 합법적"이라고 옹호한 적이 있다.
이런 무력 옵션 구상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지도부 제거 작전이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저명 저널리스트 밥 우드워드는 지난해 9월 출간한 저서 '공포: 백악관 안의 트럼프'에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미 중앙정보국(CIA)이 북핵 위협 제거를 위해 '맨 체인지'(지도자 교체)를 검토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 책에 따르면 미 공군은 2017년 10월17∼19일 북한과 지형이 유사한 미주리주 오자크에서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모의 공습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