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역대 최고 수준의 분기 순이익을 발표했다. 하지만 매출 증가율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주가는 되레 떨어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아마존의 순이익은 분기 기준 최고 수준인 30억2700만달러(약 3조3850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66% 늘어났다. 하지만 소식이 전해진 후 아마존 주가는 장외에서 종가(1718달러)보다 4.87%가량 떨어진 1635달러에 거래됐다.

거침없는 아마존, 주가는 '출렁'
주가가 떨어진 이유는 아마존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보다 20% 늘어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WSJ는 분기당 매출 20% 성장이 아마존에는 부진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매출이 20% 정도 늘어난 것은 2015년 1분기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작년 1분기 매출 증가율은 43%였다. WSJ는 “아마존이 이번 분기에 역대 최고 실적과 최악 실적을 동시에 발표했다”고 평가했다.

아마존이 이날 발표한 올 1분기 실적 전망치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도 아마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아마존은 1분기 매출 예상치를 시장이 전망한 610억달러(약 68조원)보다 적은 560억~600억달러(약 62조~67조원)로 잡았다. 올 1분기 매출은 13.6%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2001년 이후 아마존이 13%대 성장률을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WSJ는 아마존 매출이 기대만큼 늘지 않은 이유로 최근 인도 전자상거래 규제와 유럽 시장 위축 등을 꼽았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