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석유화학 '쌍두마차' 부진 직격탄…對中수출은 3년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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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두달 연속 '뒷걸음질'
1월 수출 5.8% 감소…27개월 만에 두달 연속 마이너스
'수출 효자' 반도체 23% 줄어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
무역전쟁 여파 中수출 19%↓…"상반기 내내 부진 이어질듯"
1월 수출 5.8% 감소…27개월 만에 두달 연속 마이너스
'수출 효자' 반도체 23% 줄어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
무역전쟁 여파 中수출 19%↓…"상반기 내내 부진 이어질듯"
잘나가던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 작년 12월 1.2% 감소로 돌아서더니 새해 첫달에는 감소폭이 5.8%로 더 커졌다. 수출 호조를 이끌어온 국제 유가 상승, 반도체 특수가 사라진 탓이 크다. 특수 효과가 걷히자 주력산업 성장은 정체되고 신성장동력을 키우지 못하는 한국 산업의 ‘민낯’이 드러난 셈이다. 여기에 수출 최대 대상국인 중국 수출이 급감한 영향도 컸다. 미·중 무역분쟁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경기 하락이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고, 세계 경기도 하강 조짐을 보여 수출 부진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수출 23.3% 감소
반도체 수출은 2017년 57.4%, 지난해 29.4% 증가했다. 유례없는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주요 제품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업종이 줄줄이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수출과 경제 성장률 하락을 막은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반도체 초호황은 작년 하반기부터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작년 상반기 40~50%를 넘나들던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11월 11.6%로 줄었고, 12월엔 -8.3%로 감소 전환했다. 지난달엔 23.3%나 줄었다. 2009년 4월(-26.2%) 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특히 가격과 물량 모두 하락해 감소세란 점이 우려를 키운다. 지난달 D램(8기가)과 낸드플래시(128기가) 현물 가격은 전년 대비 각각 36.5%, 22.4% 떨어졌다. 한국은행의 반도체 수출물량지수 증감률을 보면 지난해 10월 31.8%, 11월 22.1%, 12월 0.3% 등으로 둔화 흐름이 뚜렷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주요 판매처인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구매를 연기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제 유가의 급격한 하락은 반도체와 함께 수출 삼두마차로 불리는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수출에 직격탄이 됐다. 지난달 석유화학은 5.3%, 석유제품은 4.8% 줄었다. 석유제품은 2016년 10월(-1.4%) 이후 첫 감소다. 석유화학의 경우 공급 과잉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은 올해 공급이 5.0% 늘 것으로 예상돼 수요 증가율(2.7%)을 훌쩍 웃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가격경쟁력이 약해진다.
미·중 무역분쟁에 중국 수출도 급감
지역별로는 대(對)중국 수출이 19.1% 줄었다. 2016년 1월(-21.5%) 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중국 수출은 지난해 전체 수출의 26.8%나 될 만큼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 수출이 흔들리면 수출 전체가 휘청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 큰 문제는 중국 수출 감소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 수출은 지난해 11월(-3.1%), 12월(-14.0%) 등 감소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이 경기하강 흐름 속에 수입을 조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수입 증감률은 작년 10월 20.3%, 11월 2.9%, 12월 -7.6% 등으로 완연히 꺾이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이 주요 부품 국산화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낮아지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자동차 수출이 부진에서 회복되는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12월 27.0%, 올 1월 13.4%로 큰 폭 증가했다. 미국, 유럽연합(EU)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서다. 2차전지 등 유망 품목도 선전하고 있다. 2차전지의 1월 수출은 14.5% 증가했다. 2차전지 수출은 지난해 72억3000만달러로 13대 수출품인 가전(72억2000만달러)을 넘어서기도 했다.
반도체도 하반기부터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 3분기부터는 반도체 공급 과잉 현상이 해소되고 5세대(5G) 스마트폰 등 신제품이 출시되면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세계 경기 하락 흐름이 뚜렷해 상반기까지 수출 감소가 계속될 것”이라며 “반도체 경기 역시 변수가 많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 특수나 유가 상승 등의 요인에 따라 수출이 휘청이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반도체 수출은 2017년 57.4%, 지난해 29.4% 증가했다. 유례없는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주요 제품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업종이 줄줄이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수출과 경제 성장률 하락을 막은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반도체 초호황은 작년 하반기부터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작년 상반기 40~50%를 넘나들던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11월 11.6%로 줄었고, 12월엔 -8.3%로 감소 전환했다. 지난달엔 23.3%나 줄었다. 2009년 4월(-26.2%) 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특히 가격과 물량 모두 하락해 감소세란 점이 우려를 키운다. 지난달 D램(8기가)과 낸드플래시(128기가) 현물 가격은 전년 대비 각각 36.5%, 22.4% 떨어졌다. 한국은행의 반도체 수출물량지수 증감률을 보면 지난해 10월 31.8%, 11월 22.1%, 12월 0.3% 등으로 둔화 흐름이 뚜렷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주요 판매처인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구매를 연기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제 유가의 급격한 하락은 반도체와 함께 수출 삼두마차로 불리는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수출에 직격탄이 됐다. 지난달 석유화학은 5.3%, 석유제품은 4.8% 줄었다. 석유제품은 2016년 10월(-1.4%) 이후 첫 감소다. 석유화학의 경우 공급 과잉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은 올해 공급이 5.0% 늘 것으로 예상돼 수요 증가율(2.7%)을 훌쩍 웃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가격경쟁력이 약해진다.
미·중 무역분쟁에 중국 수출도 급감
지역별로는 대(對)중국 수출이 19.1% 줄었다. 2016년 1월(-21.5%) 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중국 수출은 지난해 전체 수출의 26.8%나 될 만큼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 수출이 흔들리면 수출 전체가 휘청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 큰 문제는 중국 수출 감소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 수출은 지난해 11월(-3.1%), 12월(-14.0%) 등 감소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이 경기하강 흐름 속에 수입을 조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수입 증감률은 작년 10월 20.3%, 11월 2.9%, 12월 -7.6% 등으로 완연히 꺾이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이 주요 부품 국산화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낮아지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자동차 수출이 부진에서 회복되는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12월 27.0%, 올 1월 13.4%로 큰 폭 증가했다. 미국, 유럽연합(EU)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서다. 2차전지 등 유망 품목도 선전하고 있다. 2차전지의 1월 수출은 14.5% 증가했다. 2차전지 수출은 지난해 72억3000만달러로 13대 수출품인 가전(72억2000만달러)을 넘어서기도 했다.
반도체도 하반기부터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 3분기부터는 반도체 공급 과잉 현상이 해소되고 5세대(5G) 스마트폰 등 신제품이 출시되면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세계 경기 하락 흐름이 뚜렷해 상반기까지 수출 감소가 계속될 것”이라며 “반도체 경기 역시 변수가 많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 특수나 유가 상승 등의 요인에 따라 수출이 휘청이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