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3함대사령부 소속 광주함(FFG·2천500t)에서 함께 근무하는 형제 장병이 있다. 이용남 하사(왼쪽·24)와 동생 이용준 일병(오른쪽…19)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이 하사가 광주함 정보통신사로 부임하면서 함께 근무하기 시작했다. 동생인 이 일병은 갑판병으로 지난년 8월 신병교육을 수료하고 광주함에 배치됐다. 해군에서 첫 번째 근무지는 무작위 전산배치로 정해진다. 그런데 우연히 형제가 첫 근무지로 같은 함정에 배치됐다.

이 하사가 해군을 꿈꾸게 된 계기는 아버지의 친구였다. 아버지의 친한 친구가 해군 부사관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이 하사는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해군 부사관에 지원해 합격했다. 2013년부터 군 생활을 시작했다가 2017년 전역해 민간기업에 취직했다. 하지만 해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지난해 4월 2일 재입대했다. 그렇게 광주함에서 근무하게 됐다.

이 일병은 형을 보며 해군에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지난해 4월 16일 해군 병으로 입대했다. 해군 부사관과 수병의 교육 기관이 달라 광주함엔 동생이 먼저 왔다.

함정에서 형제의 임무와 근무 장소는 다르지만, 함께 임무 수행을 할 때도 있다. 광주함이 출항을 하거나 입항을 할 때 둘은 함수에서 만난다. 형제는 홋줄(배가 정박하면 부두와 연결하는 밧줄) 요원으로 함수에서 함께 호흡하며 굵은 홋줄을 당긴다. 형제가 같은 디자인의 작업복을 입고 함정 안을 다닐 때 외모가 비슷해 많은 승조원들이 자주 착각한다.

이 일병은 함정 생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광주함 근무를 자청했다. 갑판병은 보통 함정 근무 일수를 채우면 육상으로 보직을 옮길 수 있지만, 이 일병은 해상 근무를 계속하기로 했다.

두 형제의 어머니 정영희 씨는 “솔직히 이번 설에 두 아들 모두 집에 오지 못해 마음 한 구석이 못내 섭섭한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 가족과 친척들 모두 행복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두 아들이 든든하게 바다를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또 “형제가 서로를 의지하며 해야 할 일들을 의연하게 수행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봉수 광주함장(중령)은 “두 형제 장병 덕분에 함 전체의 분위기가 좋아져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함 승조원 전체가 한 배를 탄 운명적 공동체로서 가족과도 같은 관계라고 생각한다. 끈끈한 가족애, 전우애가 강한 부대를 만드는 초석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함장부터 이병까지 한가족 이라는 마음으로 부대를 지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