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은 북한을 엄청난 경제대국으로 만들 될 기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2차 미·북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에 대해선 5일(현지시간)로 예정된 국정연설 혹은 그 직전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방송된 CBS의 간판 시사 인터뷰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 “내 생각에 그(김정은)도 자신이 겪고 있는 일에 지친 것 같다”며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경제 국가 중 하나가 될 기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핵무기를 가진 채로는 현재의 기로에서도, 앞으로도 그렇게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선(先) 비핵화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정은과의 관계와 회담 결과 전망에 대해선 매우 낙관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린 환상적인 케미스트리(궁합)을 갖고 있다”며 “몇몇 사람들만이 본 믿을 수 없을 만큼 대단한 서신을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회담이 순조로울 것이라 내다보는 이유와 관련해선 “북한은 러시아, 중국, 한국 사이에 있다”며 “부동산 사업가의 입장으로 볼 때 대단히 훌륭한 입지”라고 설명했다.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선 “(주한미군 철수 여부에 대해) 전혀 논의한 적이 없으며 향후 계획도 없다”며 기존의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다만 “한국엔 4만 명의 미군이 있으며 주둔 비용이 매우 비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동안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거나 병력을 줄여야 한다고 강경히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사실상 타결됐으며 설 연휴가 끝난 후 최종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국내 언론들이 지난 3일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주한미군 주둔을 지원하는 방위비 분담금은 미국이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던 연간 10억달러(1조1305억원) 안을 접고 10억 달러 미만으로 하되, 협정 기간은 미국 요구대로 1년으로 정하는 방안으로 매듭지어지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역할론도 재차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멕시코와 국경을 접하고 있듯, 중국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며 “중국은 국경을 통해서 (북한산) 물건이 들어오는 것을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또 “나는 북한이 합의를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중국과도 거래를 아주 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에 대해선 “과거 미·중 양국 지도자가 나와 시 주석만큼 가깝게 지낸 적은 없었다”고 자랑했다.

외신들은 미·북, 미·중 정상회담이 베트남 다낭에서 이번달 말 연쇄 개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사히신문을 비롯한 일본 언론들은 지난 3일 “북·미 정상회담이 25일 전후 다낭에서 열릴 것으로 최종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27일~28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다낭에서 양국 간 무역협상 타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